생활속의 크리스천

악어와 악어새

malmiama 2004. 12. 26. 21:35

이쑤시게 역할을 해주는 악어새는

악어 입장에서 보면 정말 고맙고도 시원한 존재입니다.

악어새 입장에서도 먹을 것을 챙기는 것이기에

<누이좋고 매부좋고>..<도랑치고 가재잡고>...이지요.
때문에...잘 아시다시피 악어와 악어새는 [공생관계]입니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동안 저(너구리)는 악어로...아내(달팽이)는 악어새로
닉네임이 자연스럽게 바뀌었답니다.

교통사고 때 턱과 아랫니가 상해 수술 후 위,아래 치아를 고정시켜 놓은 상태의
제 입장에서는 당연히 악어새 역할을 해줄 사람이 필요했습니다.

죽과 같은 유동식 위주의 식사였지만

간혹 욕심을 내어 그 이상의 음식을 먹었을 경우엔
아무리 가글을 열심히 해도 치아 사이에, 보철 사이에 음식물이 남기 마련입니다.

 

그럴 때마다 달팽이표 악어새는 이쑤시게와 면봉을 이용해서 너구리표 악어의 치아
구석구석을 말끔히 청소를 해주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악어새처럼 먹진 않았습죠. ^^)

커다란 눈망울을 번득이며 열심히 구석구석을 청소해 주는 고마운 악어새.

어느날 제가 무심코 "이봐, 악어새...고마우이!"라고 말한 이후로
너구리와 달팽이는 <악어와 악어새>가 된 것입니다.

달팽이표 악어새의 효용성은 무궁무진하답니다.

부러진 어깨뼈를 고정시키기 위해 착용한 멍에(?) 때문에 가렵기 그지없는
겨드랑이와 어깨...등허리 등등 구석구석을 시원스럽게 긁어 주기도 하고,

 

심심하지 않게 옆에서 조잘거려 주기도 하고...샤워할 때와 면도할 때도
불편하기 짝이없는 악어의 손과 발이 되어
깔끔하게 변신시키는데 주도적 역할을 해준답니다.

부부가 평생 살면서 이런 공생(?)의 기쁨을 누릴 수 있을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고마우이...악어새!"

=================================================================

 
2001. 1. 23. 칼럼입니다.

'생활속의 크리스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열매를 따는 비밀 코드  (0) 2004.12.28
12월 27일은 기념일입니다.  (0) 2004.12.27
가정 통신문  (0) 2004.12.24
탬버린 치는 30개월 짜리  (0) 2004.12.23
있을 때 잘해~!  (0) 2004.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