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크리스천

가정 통신문

malmiama 2004. 12. 24. 08:40
[안녕하세요?
실내화 안 가져와서 한 달째 청소하고 있습니다.
사탕 한 봉지 사오면 끝날텐데 정민이가 고집이 대단합니다. 하하.

실제로 행동을 해 보아야 부모님이나 선생님 마음을 헤아릴 수 있겠지요.
방학 땐 활동적인 일을 허락하셔서 우리 정민이가 씩씩하게 클수 있도록 하시고
잘 살펴 주십시오.  지금이 사춘기입니다!]
..............................

큰 녀석 담임 선생님이 생활 통지표의 가정 통신문란에 쓴 내용입니다.
한 달째 청소하고 있다는 사실...아내나 저나 전혀 몰랐습니다.

그건 그렇고...과연 큰 아이 담임 선생님은 아이를 정확히 파악한 걸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혀 아니올씨다 입니다.
우리 집 큰 녀석을 잘 모르시는 분인 게지요.

오기로? ... 고집으로?


그럴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녀석은 정당한 벌이라고 생각하면

달게 받는 녀석입니다.

(벌금으로 사탕 한 봉지를 사가지고 가면 청소를 면제해 준다더군요)


제가 물었지요.

"얌마, 왜 사탕 한 봉지 사가고 말지...미련하게 한 달 동안 청소를 했냐?"

녀석이 웃으면서 말하더군요.

"네? 미련하다니여? ^^ ...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어요!"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사탕 한 봉지 값이 아깝다.

2. 어차피 집에 갈 수있는 시간은 청소하지 않은 아이들이랑 똑같다.

계단청소 4명(남자)...교실 청소 6명(여자).
계단청소는 약 5분, 교실 청소는 1분밖에 걸리지 않는답니다.


반 전체 인원이 36명이고, 그 중 남자가 17명이니까 녀석의 경우
어차피 4일에 한 번꼴로 계단 청소를 하게 되어 있지요.

 

청소가 모두 끝나야 종례를 하고 집에 가게 되어있는데 그까짓 거란 생각에서
즐거운 마음으로...봉사하는 심정으로 투덜대지 않고 했다는군요.

고집이나 사춘기의 반항으로 생각한 것은 선생님의 착각인 셈입니다.

영어 선생님인 녀석의 담임은 아내와 비슷한 연배인데 비교적 자상하고
합리적인 분이라고 들었습니다. 
까다로운 녀석이 좋은 선생님이라 하며 따르는 걸 보면

...매우 훌륭한(^^) 분일겝니다.
..................

녀석의 학년말 종합성적을 공개하려는 줄 알고 아내가 기겁을 하며 말리는군요.

오해는 하지 마십시오.

오해 1. 성적이 무지 나쁜가보다.
오해 2. 전교 일등인가 보다.

둘 다 아닙니다. ^^

두 과목만 밝히자면 미술 성적이 "미"...수학 성적이 "수"랍니다.
====================================================================================


 

2001. 12. 24. 칼럼입니다.

'생활속의 크리스천' 카테고리의 다른 글

12월 27일은 기념일입니다.  (0) 2004.12.27
악어와 악어새  (0) 2004.12.26
탬버린 치는 30개월 짜리  (0) 2004.12.23
있을 때 잘해~!  (0) 2004.12.23
허실상란(虛實相亂)  (0) 2004.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