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겠습니다!'
고객만족을 부르짖는 서비스 접점에서 흔히 외치는 구호입니다.
이익 목적이 아니더라도 상대방 입장을 생각한다는 건 참으로 중요합니다.
문제해결 이전에 문제가 생기거나 커지는 걸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뿐이겠습니까. '오해'나 '착각'도 포함될 것입니다.
서비스 차원을 떠나서 으레 그리해야 옳겠습니다... 마는,
쉽지 않은 정도를 넘어서 매우 어렵다는 걸 체험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직접 경험하지 않은 상태에서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기란 만만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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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 즈음하여 큰 아이가 눈병에 걸려 이틀 간 학교에 못 갔습니다.
최근의 눈병은 매우 아픈 게 특징이더군요. 견디기 힘든 통증... 통증...
게다가 눈물이 줄줄 흐르고 급기야 새빨간 정도가 '주온'이라는 영화에
나온다는 그... '눈'이었습니다. 보기만해도 끔찍하고 공포스러운......
그 모습에 혀를 끌끌 찼지만 그렇다고 큰 아이의 고통을 이해하진 못했습니다.
오히려, 당시만 해도 속으로 그랬습니다.
'눈병 쯤 걸렸다고... 학교엘 안가..못가? 하루종일 잠만 자다니...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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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전 날 그러니까 10일(수) 저녁부터 너구리 오른쪽 눈이 심상찮았습니다.
다음 날 형님 댁에 갔을 땐 고통스러웠습니다. 참기 힘들어 계속 누워 있었지요.
그 다음 날엔 왼쪽마저 감염이 되었습니다. 이어서 둘째 녀석도 감염되었습니다.
남자 세 명 모두가 본격적인 아폴로 눈병을 앓게 된 것입니다.
너무 아프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새빨간 눈에서 눈물이 저절로 나왔는데 마치 '슬픈 괴물의 눈동자' 같았습니다.
계속 눕고만 싶었습니다. 누워서 눈을 감고 있으면 참을 만했거든요.
병원, 약국이 문을 안 열었기에 큰 아이가 먹는 약과 안약을 사용했습니다.
약을 먹고나니 이젠 마냥 졸리더군요.
둘째 녀석이 감염증세를 보였을 땐 걱정 + 안타까운 마음이 진심이었습니다.
그리고 큰 아이의 고통을 생각하면서 미안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여름내내 큰 아이가 겪었던 고통도 이러한 형편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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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 입장을 헤아린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겪어보지 않고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눈병'을 통해 큰 아이를 더욱 헤아리게 된 것은 감사한 일입니다.
그리고, 전염 와중에 아내가 감염되지 않은 것도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또 있네요. 유민이가 한쪽 눈만 빨간 정도에서 멈추었다는 것.... 얼마나 감사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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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온2 에 나오는 장면입니다. 깜찍 아니, 끔찍하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