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크리스천

담대하도록...

malmiama 2003. 9. 5. 14:20

1남 3녀 중 차녀... 부모님과 함께 여섯식구가
좁은 집에서 와글, 바글 거리며 거의 이십년 넘게 생활을 해왔던 저입니다.

그러나, 결혼 이후, 저의 생활은 최소한 일주일에 서너번 이상 혼자 저녁을 먹고

처음 겪는 낯선 환경에 적응 못해
TV 앞에서 죽을 치는 습관이 생겨 버렸습니다.

바쁜 업무로 자주 퇴근이 늦는 남편 덕분에
본의 아니게 처량한(?) 신세가 되었습니다.

살던 동네가 아니라 아는이도 하나 없어
간혹 외롭다는 생각도 듭니다. ^^;;;

12평 남짓한 신혼 공간이 널찍하게 느껴지는 것은 감사하지만

오늘따라 더욱 북적거리며 살던 예전 생활이 그립고 그립습니다.

청소를 하려다 말고..

시아버님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식사는 하셨어요..
밥은 먹었니..
몸은 괜찮으세요.
나야 항상 건강하지..
일하시느라 힘드시죠?
힘들긴 그냥 지루할 뿐이지..

혼자있는 저를 안타까워 하시며 이런 저런 얘기들을 풀어놓으시는 아버님..
매번 거의 같은 말이 오가도 전화만 하시면 그저 좋아하십니다.

이번엔 제 친정 아버지...

아빠, 저예요.. 주무셨어요?
아니.. TV 보고 있었지
틀니 빼셨어요? 바람 소리가 훼엥~ 들리네
그래.. 허허..
엄마 아빠 너무 보고싶은데..
그래 나두 보고싶다.
주말에 갈께요.
오야~

분위기는 훨씬 정감 넘치고 마음 편하지만.. 왠지 시아버님과 통화할때보다 더 할말이 없는 우리 아빠.. ^^

오늘은 양가 두분 어머님이 모두 안계십니다.
시어머님은 볼일로 일본에..
친정어머닌 교회 철야예배에..

두 아버님의 외로운 밤.. 동행하는 저.. ^^



환경을 통해서 생겨난 조그만 틈을 통해 사단이란 놈은
제게 외로움과.. 두려움.. 불안과 공포의 덫을 슬쩍 던져 놓았습니다.

그 덫에 상처입은 저는 .. 혼자 붕대를 감고 약을 바른답시고 수선을 좀 떨었습니다.

그러다 결국은... 주님 안되겠어요.. 하면서
상처를 보여 드렸습니다.
강도 만난 사람을 돌봐준 선한 사마리아인처럼
주님은 또 제 아픈 곳에 기름을 부으시며 어루만져 주십니다.

사실.. 눈에 보여지는 사건들보다
주님의 은혜안에서 온전한 평안과 기쁨을 누리지 못하는 것이
가장 고통스러운 일임을 알고 있습니다.

눈물을 흘리고 싶어도 흘리지 못하는 것...
찬양을 하고 싶어도 나오지 않는 것..
기도하고 싶어도 입이 열리지 않는 것이
얼마나 큰 고통이었는지 경험했었기에
지금의 두려움과 외로움을 경계합니다.

뱀의 간교한 지혜를 가진 사단은
사람의 연약한 부분을 자꾸 건드려서
하나님의 은혜안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온전히 받아 누리지 못하도록 훼방하는 것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하나님께로부터 멀어지게 하는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혹시 기도 중에 제가 생각나시면
잔느가 담대하도록 .. 기도해 주세요

^___^

++++++++++++++++++++++++++++++++++++++++++++++++++++++++++++++++++++++++++++++++++++++++


'생활속의 크리스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상대방 입장  (0) 2003.09.13
힘듭시다!  (0) 2003.09.10
바(?)  (0) 2003.09.04
풀리고 나면...  (0) 2003.08.27
앓고 나면...  (0) 2003.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