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호오

의외2

malmiama 2005. 9. 17. 13:03

토요일 오후 저녁 만찬까지 남은 두어시간 동안 뭘 할까 의논 하다가

전 날 호텔 대중탕 입장에 실패한 동료 제의로 다함께 목욕을 하기로 했습니다.

 

사람이 많았습니다. 목욕하려는 사람이 아니라 종업원들이...

입구에서 신발과 슬리퍼를 교환해서 신고 들어서니 젊은 청년들이 각자 안내했습니다.

(넓은 탈의장이었는데.. 둘러보니 역시 시계가 없었습니다.)

옷을 다 벗을 때까지 옆에서 기다리던 종업원이 앞서서 목욕탕으로 안내를 해줬는데

슬리퍼를 벗지 말고 들어가라고 하더군요.  

 

들어서니 건장한 청년 8 명이 커다란 탕 앞에 일렬로 서있었습니다.

그들 각자 앞에는 침대가 있는 걸로 봐서 때밀이,스포츠 맛사지..겠거니 했습니다.

200 평쯤 되는 굉장히 넓은 목욕탕이었는데 손님이라곤 10 명 정도 였습니다.

온탕,열탕,냉탕이 있었지만 열탕은 온탕과 차이가 없고 냉탕은 미지근 탕이었습니다.

 

탕이 너무 커서 맞은 편과 대화하려면 큰 소릴 내야 했는데 문제는 그 8 명이 한결같이

우리들을 주시하고 있었기에 좀 뭐했습니다. 조폭들에게 포위 된 느낌이랄까.

증기탕에 들어가려고 탕에서 나오자 또 플라스틱 슬리퍼를 갖다 주더군요. 따각 따각.

그곳도 꽤 넓었습니다. 1인용 안락 나무의자가 둘러 놓여 있었고 뒤따라 들어온 종업원이

양쪽의 나무 울타리 안의 쇠기둥에 물을 뿌리자 열기가 확산 되었습니다.

 

땀흘리며 얘길 하고 있는데 팬티만 입은 종업원 한 명이 들어와 영업 안내를 했습니다.

손짓 발짓하며 열심히 설명을 하는데 때 밀고 맛사지 받으라는 것 같았습니다.

우린 목욕만 할 거라고 했습니다.....만,

먼저 나간 두 명이 맘이 변했는지.. 붙잡혔는지 침대에 엎드려 서비스를 받고 있더군요.

저를 포함한 나중 인원도 그냥 합류했습니다.

 

머리 지압 후 때를 밀기 시작했는데 때밀이 타올이 아닌 부드러운 수건이었습니다.

때를 민 다음에는 양 손바닥으로 등을 힘차게 내리 훑기를 여러번 반복했습니다.

곧이어 엎드린 상태에 기름을 바르고 뭘 뿌리고선 젓가락 같은 걸로 등부터 시작해서

발바닥 까지 긁어댔습니다.  앗..따거..

 

바로 누운다음 보니 뿌린 것은 죽염같은 거였고 긁어 댄 것은 대나무 꼬챙이였습니다.

앞도 그렇게 뿌리고 긁고 하더니 다시 엎드리라고 했습니다.

 

이 번에는 부황을 뜨기 시작했습니다.  목 언저리부터 꼬리뼈 있는데 까지 무려 16개를.

굉장히 큰 부황이었는데 불을 사용한 거였습니다. (아직도 자국이 남아있습지요.)

한 시간 정도 걸려 끝난 후 큰 휴게실로 안내되어 각자 앞에 놓인 LCD모니터를 통해

드라마나 스포츠 진기명기 등을 선택해서 보며 발바닥 안마를 받았습니다.

모두 합쳐 각자 중국 돈 90원씩 들었습니다.(\11,880)

 

등에 부황자국이 선명한 것이 '부황파'같았습니다. 다음 날 오후,

태산 등정 후 또 갔었는데 조폭 같은 그들이 부황문신을 보고 반가이 맞아 주더군요.

알아보고 귀찮게 붙잡지 않았습니다.  더 친절한 것이 같은 조직원 같더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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