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를 한 다음날인 그저께 오후에 장모님과 장인 어른께서 우리 집에 오셨습니다.
이사 전날 아내의 극구 만류와 반대를 받아들이시는가 싶었는데 찾아오신 겁니다.
나중에 오시겠다고 분명 '그러마!'하고 약속하셨는데, 어기시고 불쑥 방문하셨습니다.
아내는 '정돈되면 그 때 오세요.'에 덧붙여서 다음과 같이 얘기했었다고 합니다.
'두 시간이나 걸리는 먼 길인데 힘 드시잖아요. 연세를 생각 하셔야죠!'
'그리고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오시면 제가 더 힘들어요. 두 분께 신경 써야 하니까요'
그러나 결국 오셨습니다. 아내의 불평에 대해선 한마디로 일축하셨습니다.
...... '우리가 남이가!' (신경 쓸 일 없단 말씀)
딸의 간곡한 부탁과 무시(?)를 외면하고 오시면서도 나름대로 사유를 만드셨습니다.
'네 아버지 오늘 저녁에 동창 모임에 가신단다. 어차피 안산에서 서울로 와야 하잖니.'
'이서방 생일 선물 갖고 왔느니라. 생일은 한 달 후지만 그 때쯤 우린 바쁘거든...^^'
두 분은 칠순이 넘으셨고(장인) 칠순 가까운(장모) 연세임에도 비교적 정정하십니다.
입원 경력과 위급한 상황에서의 수술 경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활동적이십니다.
어학수강에 인터넷으로 메일도 주고받으시고, 장모님께선 요즘도 찬양에 열심이십니다.
두 분은 행복합니다.
'자식 키워봐야 아무 소용없어!'..라는 시중의 볼멘 소리에 해당되지 않으신 분입니다.
아내와 뉴욕에 가있는 처남을 보면 '자식 키웠더니 정말 보람있어!'이기 때문입니다.
괜찮은 사위(?)와 듬직한 손자 둘에 이제 똘똘한 손녀까지 생겼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행복한 이유는 믿음 안에서 두 분이 한 마음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두 분의 변함 없는 사랑과 아낌은 주변에서 인정하고 부러워하기까지 합니다.
장모님께선 장인어른이 먼저 돌아가시길 소원한다고 하시며 이유를 말씀 하셨습니다.
'내가 먼저 죽으면 네 아버진 불편하고 초라할거야. 먼저 하늘나라에 보내드려야지.'
저도 행복합니다.
두 분의 좋은 작품(아내)을 제게 주셨고, 사랑으로 늘 감싸주시니 행복합니다.
저는, 두 분의 끊임없는 기도로 믿음 안에서 성장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답니다.
권력이나 물질이 많아서가 아니라 사랑이 많으신 두 분이기에 너무너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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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침 출근할 때엔 선물 받은 와이셔츠와 넥타이 차림이었습니다.
맘에 드는 와이셔츠에 잘 어울리는 넥타이였기에 좋았습니다. '행복한 사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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