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즐거운 토요일.
다음주 화요일이 근로자의 날이라서 많은 직장인이 월요일도 쉬는 것 같은데...
그럼 오늘이 더욱 반가운 토요일이지요. 저도 그렇습니다. (즐거운 주말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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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가족과 특별히 가깝게 지내는 십여 가정이 있습니다.
대부분 비슷한 연배이거나 저희보단 윗분들이고 공통점은 크리스챤 + 착하다는 것(?).
그런데 우리가정보다 연하인 가정이 하나 있습니다.
그 가정의 남편과는 직장동료인데, 부인되는 분이...다재다능에 대단히 멋있습니다.
성격도 솔직 담백하며 글도 잘 쓰고, 음식도 잘 만들고...(잘 시켰던가? 기억이 가물가물~)
서로 상대 가정 홈페이지에 들어가 글도 읽고 남기고 그러는데,
늘 재미있었지만 어제는 정말 신나고 재미있는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칼럼을 내일로 미루고 그 내용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제목은 <훔쳐보기>인데 강제로 제가 <훔쳐왔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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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쳐 보기> 글: 시커먼스네 엄마 일기 : 초딩 3년 남자
3월까지만 해도 쓰기 싫은 일기 억지로 쓰고 나면, 의기양양해서 엄마한테
검사맡으러 오던 형민이가 요즘 슬슬 일기를 감추고 안 보여 주기 시작했다.
"엄마,보지마,보면 안돼." 하며 책상위에 한껏 엎드려서 한 팔로 공책을 가리고
고개를 외로 꼰 채 뭔가를 열심히 쓰는 양이 제법 학생티가 나서 슬그머니 미소가 나온다.
아직도 글감 찾기는 어려워하는 편인데도 ,망설이지 않고 써내려가며
입을 반 쯤 벌리고 열중할 때는 영락없이 그 '주제'다.
엄마도 안 보여주고 은밀하게 쓰는 얘깃거리가 무엇이냐?
아이가 잠들길 기다렸다가 살짝 열어보고 나서 기절하는 줄 알았다.
제목: 비밀
아주 특이한 비밀이 있다.
무슨 비밀이냐면 최지현이를 좋아한다.♡
아주 예쁘다. 근데 성재가 말해버렸다.
선생님.이 비밀 지켜주세요.
애들한테도 말하면 안돼요.(No)
선생님도 비밀있으면 저한테만 말해주세요.
저도 말해드렸으니까요.알겠죠?
(내 비밀도 좋은 비밀이죠)
나 또 좋아하는 사람 있어요.
김 주희 여자애를 좋아해요. (그럼 안뇽)
럴수,럴수,이럴수가..!
형민이 아빠나 내가 장난삼아 여자애들 중 누가 맘에 드느냐,친하고 싶은 애 없느냐 물었을 때
'여자애들 싫다'고 그러구 ,다른 집 애들이 지 짝한테 연필도 주고 지우개도 갖다준다는
말을 들었어도 얘는 워낙 무반응, 그런 티가 없어서 진짜 관심없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지현이는 저희반 부반장이고 인기도 있으니 그럴 수 있다쳐도 김 주희는 작년에 전학오기 전
한 반 친구였는데 반 년이 지나도록 잊지못할 정도로 좋아했다는 말이잖아.
암튼 이 때부터 이녀석이 숨기는 일기를 아주 열심히 훔쳐읽기 시작했는데 며칠후
지현이 얘기가 또 쓰여져있었다.
제목: 짝 바뀐 날
짝이 바꿨다. 어떤 짝이냐면 이선영 짝이다.
저는요 최지현이랑 짝이 되고 싶었는데 왜? 민정이를 해주셨어요.
저는 일기에 까지 썼는데 다음에는 꼭 해주세요. (하 형민 ♡ 최 지현)
제가 어른이었다면 선생님이랑 결혼하고 뽀뽀했을 거에요.
지현이보다 100배 더 사랑해요. 다음에는 꼭 해주세요. 그럼!
<선생님 답글: 멋진 형민이가 선생님을 사랑한다고 하니까 너무 기분이 좋구나.
그리고 지현이랑 짝 해줄게.이담에~^^>
기가 막혀서! 얘가 이제 목적을 위해서 아부도 하네. 하트는 왜이리 밝히는 거야.
그래도 나까지 짝 바뀌는 날을 기다리는 심정이 되었다.
그리고 얼마후.
제목: 선생님
선생님.저 좀 최지현이랑 짝 좀 해주세요.
내 짝을 또 바꿨는데 내 짝 이름은 송 선희이다.
나는 일기에 써서 지현이랑 짝 될 줄 알았는데 .
이주일 있다가 저부터 짝을 바꾸게 해주세요.네?
나는 송선희가 싫다.
맨날 선생님한테만 혼나기 때문이다.
저는요,이렇게 짝을 바꿔주세요.
1번) 최 지현
2번) 이 소영
3번) 한 선혜
다 전에는 저 짝궁을 아무도 해주지마세요.
그 다음에는 다 해주셔도 돼요. 알겠죠.
그럼 감사합니다.끝
아주 흥분한 상태에서 썼는지 꾹꾹 눌러 쓴 글씨에서 애타는 마음이 느껴질 정도였다.
하이구,이젠 객관식으로 후보까지 맘대로 정해서...
선생님 머리 아프실까봐 배려 엄청 하는군. 그나저나 얘가 집념이 대단하네.
이거 계속 짝을 못해보면 나중에 사랑이 오기로 변질될라
걱정하고 있었는데 선생님께서도 같은 생각이셨나보다. 청소하는 날 학교에 갔더니
'그렇게 짝을 하고 싶어하는데 담엔 지현이랑 해줘야하지' 그러신다.
그 소리에 내가 더 반가왔지만 애한테 내색도 못하고 입이 근질근질.
애가 일기장 덮을 때 마다 빨리 훔쳐보고 싶어서 몸도 근질근질.
오늘도 무슨 사연이 넘쳐나는지 책상앞에 앉아서 정성스레 써내려가길래 잠들기가 무섭게 펼쳤더니,
제목: 선생님 마음
선생님 마음을 알고 싶어요.
내 마음은 이렇게 생겼는데 선생님 마음은 어떻게
생겼는지 알고싶어요.
그리고 다른 것도 알고 싶어요. 내 느낌은 이런대 선생님 느낌은 어때요.
선생님에 대해서 많이 알고 싶어요.
딴 선생님은 이런대. 아 참, 선생님이 유명하다면서요. 선생님,다음에 가르쳐 주세요.
전 참 궁금해요.
어? 얘가 선생님을 혹시............?
이거 꼭 연서(戀書)같네. 지현이보다 백배 사랑한다는 말이 정말인가?
참 요즘 애들 빠르다더니.
근데 궁금해죽겠네. 한 선혜랑 이 소영은 또 어떤 아이지?
지현이만큼 이쁘고 똑똑한가 보지.
엄만 남의 일기 같은 거 안본다고 큰소리쳤으니 물어볼 수도 없고.
그런데 아들아, 멀리서 바라볼 때가 좋은 거란다.
지현이랑 짝 돼봐라. 가까이 있는 게 뭐 꼭 좋기만 한 줄 아냐.
환상만 깨지지.
흥,짝 바뀔 날 가까우면 니 환상도 머지않아 퇴색하리니.
그렇다고 너무 빨리 다른 후보로 눈 돌리지는 말아라.
남자가 지조를 지켜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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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 있죠? (혹시 몰라서 등장인물은 모두 가명을 썼습니다.)
시커먼스네 홈피 : http://my.netian.com/~homemaker33/
다음주 화요일이 근로자의 날이라서 많은 직장인이 월요일도 쉬는 것 같은데...
그럼 오늘이 더욱 반가운 토요일이지요. 저도 그렇습니다. (즐거운 주말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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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가족과 특별히 가깝게 지내는 십여 가정이 있습니다.
대부분 비슷한 연배이거나 저희보단 윗분들이고 공통점은 크리스챤 + 착하다는 것(?).
그런데 우리가정보다 연하인 가정이 하나 있습니다.
그 가정의 남편과는 직장동료인데, 부인되는 분이...다재다능에 대단히 멋있습니다.
성격도 솔직 담백하며 글도 잘 쓰고, 음식도 잘 만들고...(잘 시켰던가? 기억이 가물가물~)
서로 상대 가정 홈페이지에 들어가 글도 읽고 남기고 그러는데,
늘 재미있었지만 어제는 정말 신나고 재미있는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칼럼을 내일로 미루고 그 내용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제목은 <훔쳐보기>인데 강제로 제가 <훔쳐왔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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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쳐 보기> 글: 시커먼스네 엄마 일기 : 초딩 3년 남자
3월까지만 해도 쓰기 싫은 일기 억지로 쓰고 나면, 의기양양해서 엄마한테
검사맡으러 오던 형민이가 요즘 슬슬 일기를 감추고 안 보여 주기 시작했다.
"엄마,보지마,보면 안돼." 하며 책상위에 한껏 엎드려서 한 팔로 공책을 가리고
고개를 외로 꼰 채 뭔가를 열심히 쓰는 양이 제법 학생티가 나서 슬그머니 미소가 나온다.
아직도 글감 찾기는 어려워하는 편인데도 ,망설이지 않고 써내려가며
입을 반 쯤 벌리고 열중할 때는 영락없이 그 '주제'다.
엄마도 안 보여주고 은밀하게 쓰는 얘깃거리가 무엇이냐?
아이가 잠들길 기다렸다가 살짝 열어보고 나서 기절하는 줄 알았다.
제목: 비밀
아주 특이한 비밀이 있다.
무슨 비밀이냐면 최지현이를 좋아한다.♡
아주 예쁘다. 근데 성재가 말해버렸다.
선생님.이 비밀 지켜주세요.
애들한테도 말하면 안돼요.(No)
선생님도 비밀있으면 저한테만 말해주세요.
저도 말해드렸으니까요.알겠죠?
(내 비밀도 좋은 비밀이죠)
나 또 좋아하는 사람 있어요.
김 주희 여자애를 좋아해요. (그럼 안뇽)
럴수,럴수,이럴수가..!
형민이 아빠나 내가 장난삼아 여자애들 중 누가 맘에 드느냐,친하고 싶은 애 없느냐 물었을 때
'여자애들 싫다'고 그러구 ,다른 집 애들이 지 짝한테 연필도 주고 지우개도 갖다준다는
말을 들었어도 얘는 워낙 무반응, 그런 티가 없어서 진짜 관심없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지현이는 저희반 부반장이고 인기도 있으니 그럴 수 있다쳐도 김 주희는 작년에 전학오기 전
한 반 친구였는데 반 년이 지나도록 잊지못할 정도로 좋아했다는 말이잖아.
암튼 이 때부터 이녀석이 숨기는 일기를 아주 열심히 훔쳐읽기 시작했는데 며칠후
지현이 얘기가 또 쓰여져있었다.
제목: 짝 바뀐 날
짝이 바꿨다. 어떤 짝이냐면 이선영 짝이다.
저는요 최지현이랑 짝이 되고 싶었는데 왜? 민정이를 해주셨어요.
저는 일기에 까지 썼는데 다음에는 꼭 해주세요. (하 형민 ♡ 최 지현)
제가 어른이었다면 선생님이랑 결혼하고 뽀뽀했을 거에요.
지현이보다 100배 더 사랑해요. 다음에는 꼭 해주세요. 그럼!
<선생님 답글: 멋진 형민이가 선생님을 사랑한다고 하니까 너무 기분이 좋구나.
그리고 지현이랑 짝 해줄게.이담에~^^>
기가 막혀서! 얘가 이제 목적을 위해서 아부도 하네. 하트는 왜이리 밝히는 거야.
그래도 나까지 짝 바뀌는 날을 기다리는 심정이 되었다.
그리고 얼마후.
제목: 선생님
선생님.저 좀 최지현이랑 짝 좀 해주세요.
내 짝을 또 바꿨는데 내 짝 이름은 송 선희이다.
나는 일기에 써서 지현이랑 짝 될 줄 알았는데 .
이주일 있다가 저부터 짝을 바꾸게 해주세요.네?
나는 송선희가 싫다.
맨날 선생님한테만 혼나기 때문이다.
저는요,이렇게 짝을 바꿔주세요.
1번) 최 지현
2번) 이 소영
3번) 한 선혜
다 전에는 저 짝궁을 아무도 해주지마세요.
그 다음에는 다 해주셔도 돼요. 알겠죠.
그럼 감사합니다.끝
아주 흥분한 상태에서 썼는지 꾹꾹 눌러 쓴 글씨에서 애타는 마음이 느껴질 정도였다.
하이구,이젠 객관식으로 후보까지 맘대로 정해서...
선생님 머리 아프실까봐 배려 엄청 하는군. 그나저나 얘가 집념이 대단하네.
이거 계속 짝을 못해보면 나중에 사랑이 오기로 변질될라
걱정하고 있었는데 선생님께서도 같은 생각이셨나보다. 청소하는 날 학교에 갔더니
'그렇게 짝을 하고 싶어하는데 담엔 지현이랑 해줘야하지' 그러신다.
그 소리에 내가 더 반가왔지만 애한테 내색도 못하고 입이 근질근질.
애가 일기장 덮을 때 마다 빨리 훔쳐보고 싶어서 몸도 근질근질.
오늘도 무슨 사연이 넘쳐나는지 책상앞에 앉아서 정성스레 써내려가길래 잠들기가 무섭게 펼쳤더니,
제목: 선생님 마음
선생님 마음을 알고 싶어요.
내 마음은 이렇게 생겼는데 선생님 마음은 어떻게
생겼는지 알고싶어요.
그리고 다른 것도 알고 싶어요. 내 느낌은 이런대 선생님 느낌은 어때요.
선생님에 대해서 많이 알고 싶어요.
딴 선생님은 이런대. 아 참, 선생님이 유명하다면서요. 선생님,다음에 가르쳐 주세요.
전 참 궁금해요.
어? 얘가 선생님을 혹시............?
이거 꼭 연서(戀書)같네. 지현이보다 백배 사랑한다는 말이 정말인가?
참 요즘 애들 빠르다더니.
근데 궁금해죽겠네. 한 선혜랑 이 소영은 또 어떤 아이지?
지현이만큼 이쁘고 똑똑한가 보지.
엄만 남의 일기 같은 거 안본다고 큰소리쳤으니 물어볼 수도 없고.
그런데 아들아, 멀리서 바라볼 때가 좋은 거란다.
지현이랑 짝 돼봐라. 가까이 있는 게 뭐 꼭 좋기만 한 줄 아냐.
환상만 깨지지.
흥,짝 바뀔 날 가까우면 니 환상도 머지않아 퇴색하리니.
그렇다고 너무 빨리 다른 후보로 눈 돌리지는 말아라.
남자가 지조를 지켜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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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 있죠? (혹시 몰라서 등장인물은 모두 가명을 썼습니다.)
시커먼스네 홈피 : http://my.netian.com/~homemaker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