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라는 단어는 기독교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단어
중 하나일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은혜란...'자연이나 남에게서 받은 혜택'을 일컫지요.
호랑이 목에 걸린 가시를
빼준 동네 효자가 그 호랑이로부터 도움을 받는다는 동화
<은혜 갚은 호랑이>. 은혜를 저버리고 배신할 경우 쓰이는 말
<배은망덕/背恩忘德>.
성경에서 말하는 은혜는 무엇일까요? 성경에서의 [은혜]가 일반적 의미의 은혜와
전혀 다른 뜻을 갖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연이나 남에게서 받은 혜택>을
<하나님에게서 받은 혜택>으로만 바꾼다면 말입니다.
'은혜 많이
받았다', '은혜 많이 받으십시오'라고 인사말로 사용할 정도로 크리스천
들이 가장 빈번하게 쓰는 [은혜]가 단순히 혜택개념으로만 끝나기엔
아쉽습니다.
그 혜택의 범위와 깊이에는 뭔가 차이가 있지 않겠습니까? 은혜를 받은 크리스천은
뭔가 변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받았으니 갚아야 하는 것도 도리가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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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를 그리스어로는
[카리스]라고 합니다.
이 단어는 여러 가지 구체적인 뜻을 갖고 있는데, 성경을 찾아가면서 살펴보겠습니다.
"예수는 그 지혜와
그 키가 자라가며 하나님과 사람에게 더 사랑스러워 가시더라"
(눅2:52) 이 구절에서 '사랑'이라고 하는 단어가 바로 카리스입니다.
결국, 우리가
주님께 '은혜 받았다'는 말은 '주님의 사랑으로 채움
받았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은혜 받은 증거는 어디에서
드러납니까?
우리의 심령 속에 주님의 사랑이 충만함으로써 드러나는 것입니다. 은혜를 받으면
밉던 사람이 더 이상 미워지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 안에 채워지면 그 사랑으로 인해 사람을 사랑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받았다고 하면서도 그 이전에 미워하던 사람을 여전히
미워하고만
있다면 그것은 성경이 말하는 은혜일 수는 없습니다. 적어도 은혜 받은 사람은,
적극
적으로 사랑하지는 못할지언정 미워하지는 않는
법입니다.
'싫어한다'와 '미워한다'는 동일한 말이 될 수 없습니다. 밥상 위에 올라와 있는 여러
반찬 중에 싫어하는 반찬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것이 죄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미워하는 것은 죄가 됩니다. 미워하는 것은 마음 속으로부터 상대를 부정하고
죽여 버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은혜 받은 사람,
주님의 사랑으로 채워진 사람은 마음 속으로 살인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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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을 찬미하며 또 온 백성에게 칭송을 받으니 주께서
구원 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시니라" 이 구절에서 '칭송'이라는 단어가 바로 카리스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주님께 은혜를 받았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칭찬과 격려를 받았음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하나님께 두 렙돈의 적은 헌금을 바쳤던 과부 이야기를 잘
알고 있습니다.
부자들이 금화를 보란 듯이 헌금함 속에 던져 넣을 때, 그 가난한 과부는 지금 우리
돈으로 2원 정도의 지극히 적은 돈을 부끄럽게 넣었습니다. 그 때 주님께서 저 여인이
야말로 누구보다 더 많은 것을 하나님께 바쳤다고 칭송해 주었습니다.
그것이 그
여인에게는 은혜였습니다. 그 은혜를 입은 과부가 그 이후로 얼마나 자신에
찬 삶을 살았을지는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감동적입니다.
사람의 칭찬을 받아도
사람들은 신이 납니다. 하물며, 하나님의 칭찬, 격려, 하나님의
칭송을 받는 자는 어떻겠습니까? 그가 더욱 진리의 삶을 살아가리라는 건
자명합니다.
이처럼 은혜를 받는다는 것은 하나님의 칭송을 받는 것을 의미하기에, 정말 은혜를
받은 자는 자기 열등감에 빠지질 않습니다. 가진 것이 없어도, 내 상황이 열악해도,
주께서는 네가 최고라며
언제나 나를 격려하시기에, 그분 안에서 오히려 나를 진리로
더욱 가꾸어 가는 법을 터득하게 되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