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크리스천

엄마

malmiama 2005. 5. 9. 10:19

달팽이...되겠습니다.^^

...................................................

 

어버이날을 맞아 안산 친정엘 다녀왔습니다.
남편 시간을 맞추다 보니 토요일 밤 늦은시간에 도착해서
하루밤을 보내고 새벽에 교회에 가기위해 돌아왔습니다.

엄마의 안목을 좇아 갈수가 없어서 선물을 해야 할 때면

늘 고민에 빠집니다.

주로 상품권을 사드리는데

(선물을 사드리면 고맙게 받으시지만 쓰지는 않으시는 듯 합니다.=.=;;)

이번엔 얼마전 생신선물로 했었고...매 번 성의없어 보이는 것 같기에

고민끝에 과일과 고기를 사가지고 방문했습니다.

집에서 1시간이면 도착하는 곳인데 왜 이리 시간을 못내었는지...

늘 그러하듯이 친정에 도착해보면 주방 한켠엔 싸 보낼 물건들을

모아 두시고 식탁엔 음식들이 차려져 있습니다.

먹으러 간 것이 아닌데도 말이지요.

반신욕하라고 물을 새로 받아 놓으시고

한 명씩 욕실로 집어 넣습니다.

그리곤 옷장을 열고 혹시 몸이 나서 못입는 옷은 챙겨주십니다.

엄마는 불면증으로 밤이 무서운 분입니다.
오죽했으면 유민이의 기도내용중
"할아버지, 할머니 잠 잘 주무시게 해주세요." ...가 있겠습니까.
며칠을 또 못주무신 엄마가 수면제를 먹었습니다.

잠시 후 이것 저것 먹으라고 가져다 주시는 엄마가
휘청휘청 거리는 것을 발견 했습니다.
약기운이 돌아서 그런것 같았습니다.

나는 급한 마음에 빨리 들어가서 주무시라고 했지만
엄만, 그런 몸으로 내일 혹시 늦게 일어날까봐
챙기지 못한 물건들을 챙겨주셨습니다.

나는 친정에서 물건 가져오는 것을 정말 싫어합니다.
키워주신게 어딘데 이것저것 바리바리 싸 주시는 물건까지

챙겨오는게 영 탐탁치 않습니다.

그러나 엄마는 그게 아닌가봅니다.
뭐라도 줘야 맘이 좋으신가봅니다.
이번엔 갑자기 연락을 해서 뭐 줄게 없다고 말린 과일과

밑반찬...야채 등등을 싸 주셨습니다. 

휘청거리시는 엄마를 억지로 안방에 보내드리고
주방에 서서 설거지를 하는데 갑자기 맘이 짠~ 합니다.

 

포크2개,밥그릇 2개...
넓은 집에 두분이서 썰렁하게 지내실 생각을 하니 맘이 아팠습니다.

우리가 가면 할 일이 많습니다.(사소한 것이지만)
휴대폰 소리도 바꿔 드려야하고 멜주소록에 추가할 것,
즐겨찾기에 넣을 것... 우리의 손이 필요한 것이 많습니다.

다음 날 일찍 나간다고 하면 새벽같이 일어나셔서
빵을 굽고 쉐이크를 만들며 일을 하시는 분들이기에

느즈막히 나간다고 거짓말을^^했는데
담날 일어나보니 연세드신분들 아니랄까봐 새벽같이 일어나셔서

가스레인지에 벌써 불을 켜시더군요.
(식사시간은 7신데 5시40분 부터 움직이시더군요)

혼을 쏙 빼고는 정신없이 우리만 실컷 먹고=,=;;
현관을 나올때 경보음까지 내면서 소란을 떨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남편이 앞으로 한 달에 두 번쯤 토요일 저녁에

이 번처럼 친정에 가서 자고 오자고 말했습니다.
번잡하게 해드리는 면도 있긴 하지만 유민이 보여 드리고...

그게 효도라고 했습니다. 

 

아버지, 엄마께서도 우리를 편하게 생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휘청이는 몸으로 싸주고 싶어서 움직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가끔씩 가는 친정에서 아버지 허리에 복대가 메어있는 것을

안봤으면 좋겠습니다.
감기를 앓고 얼굴이 홀쭉해진 모습을 안봤으면 좋겠습니다.

 

아버지, 엄마...... 영원히 그리운 이름입니다.

뵐수 있을 때 열심히 뵈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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