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글

행복지수

malmiama 2024. 10. 19. 04:22

10년 전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턱과 어깨가 심하게 망가졌지만 그보다 부서지지 않은  왼쪽 무릎 통증이 더 심했습니다.
잠 못이루는 밤에 휠체어에 앉아 창 밖을 내다보며 제대로 설 수 있을까 걸을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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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이미지
엊그제 오전에 휴대폰이 갑자기 고장났습니다.
AS를 받기위해 CYON 고객센터를 검색해 보니 가장 가까운 곳이 군자역 근처였습니다.
왕십리역에서 5호선을 탔습니다.

빈자리가 있길래 바로 앉았는데 뒤따라 들어선 할머니 한 분은 자리가 없어 대각선 맞은편
경로석 옆에 서계셨습니다.  허리를 두드리는 모습이 힘들어 보였습니다.
눈을 마주치는 순간 바로 일어서며 말했습니다. "여기 앉으세요!"
괜찮다고 마다하셨지만 곧 앉으시며 고맙다고 하셨는데 양 옆의 60대 아주머니(^^)들도
자신이 양보 받은 것 처럼 제게 고맙다고 했습니다.  

다음 역에서 경로석에 자리가 나자 할머니께선 얼른 일어나 그곳으로 가면서 저보고
다시 한 번 고맙다..하시며 내가 양보했던 자리에 앉으라고 하셨습니다.
왼쪽편 아주머니께서 요즘 젊은이들은 서있는 노인을 보더라도 죄다 외면한다고
말 하시면서 저보고 어떻게 그렇게 벌떡 일어났냐며 대견스러워^^ 했습니다.

"어르신이나 임산부를 보면 습관적으로 일어났던 세대이기 때문일 겁니다."
한마디 덧 붙였습니다.
"자리를 양보할 수 있다는 건 두 다리가 튼튼하다는 건데..그래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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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역 2번 출구에서 250m라고 했는데 1Km쯤 걸었는데도 고객센터가 안보였습니다.
근처 휴대폰 매장에 들어가서 물었더니 역근처 엘지전자 마트에 있을 거라고 했습니다.
출구에서 250m가 아니라 바로 앞 옆이더군요. (네이버 길안내 검색 너무 믿지 마세요)

좌우간 덕분에 많이 걸었습니다.
그렇게 걸었어도 피곤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전철에서의 일 때문이지 싶었습니다.
일어설 수 있음에 감사...걸을 수 있음에 감사...그리고 행복했습니다.

행복 지수는 감사 건수에 비례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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