裕旻語錄

유민이의 남편

malmiama 2007. 7. 28. 13:39

"유민아! 교회 여름성경학교에 가야하는데..일어나야지?"

오늘 아침 8시 30분 넘어 유민이를 깨웠습니다.

눈도 안뜨고 몸만 조금 뒤척입니다.  첫 날인 어제 무척 피곤했나 봅니다.

 

"엄마랑 버스타고 갈래? 아니면 아빠가 태워다 줄까?"

눈을 바르르 떨긴 하는데...뜨진 않고 소곤거리듯 대답합니다.

"...버스타고 갈래~~"

"9시 반까진데...그럼 지각일텐데?..할수없지 뭐. 아빤 회사에 갈게!"

 

눈을 떳습니다.  곧이어 짜증을 냅니다.

분명 어제 밤 거실에서 혼자 잤는데...안방 침대에 뉘여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스스로 챙겨서 만든 잠자리였지요. 개미,거미가 다닌다해도 좋다하면서..)

 

옷을 챙겨 입으면서도 툴툴거림을 멈추지 않자 아내가 한마디 했습니다.

"유민아~ 이제 그만 짜증내야지?  더 그러면 매로 다스릴 수 밖에 없어~~"

 

엄마의 성격을 잘 아는 유민이는 이제 짜증을 내지 않습니다.

제가 한마디 했습지요.

"유민아..아빠는 짜증내는 사람 정말 싫어해!"...옆에서 아내도 거들어 말합니다.

"저도 그래요.  짜증내는 아이는 싫어요!"

옷을 거의 다 챙겨입은 유민이가 아주 자연스럽게 눈도 마주치지 않고 말했습니다.

 

"..누구나 그래요." ................ ㅍㅍㅍㅍㅍ

 

................................................................................

"아빠도 내일 교회에 같이 가면 안되나요?"

그저께 밤.. 자다가 깬 유민이가 잠이 안온다며 이런 저런 얘기를 저랑 하던 끝에

"..아빠는 내일 새벽에 일어나서 교회에 갔다와야하고 회사에 가야하니까 자야겠는데 어쩌지?"

...라고 하자 유민이가 한 말입니다.

 

"아빠가 일을 해야 돈을 벌잖아...아빠도 유민이랑 교회에 가면 얼마나 좋겠니?"

"그래도..회사 가지 말고 교회에 나랑 같이 가세요!"

"이 다음 유민이가 결혼도 하고 돈도 벌고 그러면 그땐 아빠가 회사에 안가도 돼."

"유민이가 돈 많이 벌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아빤 돈 안벌어도 되잖아. 그렇지?"

유민이가 조용히  대답합니다.

"남편이 버는데요?"

이런~~~ 말을 못해...증말.

 

 

어제 밤 교회에서 사모님께 이 얘기를 했더니 웃음 후에 유민이에게 말했습니다.

"저런..유민이 남편은 목사일텐데..어쩌나? 돈 많이 못 벌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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