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크리스천

가슴 이야기

malmiama 2004. 10. 28. 16:02

오늘 조정희님의 칼럼에서 영향을 받은 김에 가슴 얘길 하겠습니다.

몇년 전 쓴 글을 찾아서 손 좀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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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큰 일과 작은 일에 가슴이 두근두근 할 때가 꽤 있습니다.

때로는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는 속담처럼 착각으로

놀라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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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살찌는 게 소원'이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고등학생 때까지 그랬고 이후 결혼 전까지는 정상체중을 유지한 편이었습니다.

결혼 후부터는 예전의 소원대로 살이 찌기 시작했습니다.

 

못먹던 아침식사를 하게되고 규칙적인 생활과 운전을 하게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운전하면서 운동량이 적어졌고, 좋아하던 축구나 농구를

하지 않게 되면서 살이 붙기 시작했나 봅니다.

한동안 볼링에 집중한 적이 있었는데 감량엔 상관없이 오른팔만 길어졌습니다.

갑자기는 아니었지만 지속적으로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살이 찌더군요.
1년에 2Kg 정도. 대충 따져보면 월평균 200g미만이란 얘긴데,

뿌듯함은 있을지언정 비만에 대한 걱정이야 뭐 생겼겠습니까?

 

그러나,
'가랑비에 옷젖는다.'라는 말이 있지요?  그거 남의 말이 아니었습니다.
결혼생활 15년 때에  2 x 15 = 30 ...... 너무 했지요.
배도 나오기 시작하더군요. 그래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은 제 배를 보고 의아해하면서 비결(?)을 묻곤 합니다.
그럴 때 제가 잘 써먹던 답변은 이랬습니다.

"교통사고가 날 뻔했지! ...얼마나 놀랬는지 가슴이 철렁~! 했지 뭐야!"
"... 그래서 가슴이 배로 내려 온거라구~!"

하하... 가슴이 철럼~! 그럴듯 하지 않습니까?

그렇게 넉살 좋게 받아 넘기던 저였지만 내심 살 좀 빼야겠다는 걱정은 있었지요.
그러나 게을러서 운동 안하고 운전대는 계속 잡고... 아내도 걱정했었는데...

그러다가 제가 3년 전에 실제로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거 아닙니까. 
가슴이 철~렁! 할 시간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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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것은, 가짜 사고를 예로 들어 합리화 시킬 때는 배가 나왔었는데,
막상 진짜 사고를 당한 이후엔 배가 쏙 들어갔다는 사실입니다.
약 7Kg 빠졌는데 주로 뱃살 위주로 빠졌답니다.

이후 '가슴이 철렁~!' 같은 쓰잘데 없는 농담을 하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작아서 못입던 몇 벌의 바지와 양복을 다시 입을 수 있게 되어 흐믓했습니다.
아내가 좋아하니 좋고, 늦둥이 유민이 대하기에도 볼품있어 기뻤습니다.

 

그러나... 이후 ... 다시 예전처럼 살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뼈가 아물때까지는 운동하면 안된다 하고...잘 아물게 잘 먹었으니 당연하지요.

그러다... 몇개월 전에 악성종양 수술 덕에 빠지는 듯 싶더니.. 요즘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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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되었건 '가슴이 철렁~!' 하지 않은 삶이 바람직합니다.

놀라서 그렇거나 배가 나와서 그렇거나 ... '철렁!'은 좋지 않은 겁니다.

주 안에서 담대하게 그리고, 절제하면서 부지런하면 절대로... 결코,

당연히 철~렁! 할 일이 없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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