앓고 나서... 잘 풀렸습니다.
큰 아이가 전공인 클래식 기타를 포기하고 오늘 무사히 인문계 편입절차를
마쳤습니다.
(녀석이 그 좋아하는 기타를 포기하게 된 배경이나 꼬이게 된 과정은 생략합니다.)
'검정고시'로 마음 굳혔던
녀석이 어제 저녁늦게 마음을 돌렸습니다.
오늘 아내가 학교에 함께 가서 인문계 고교로 편입수속을 밟았습니다.
상처가 많았던 큰
아이와 더불어 삐딱선을 탈 뻔했던 둘째 아이도 제자리를 찾았습니다.
오히려 예전보다 더 제대로 찾은 것 같기도
합니다.
형제가,
방학동안 몇주에 걸친 무단가출을 포함한 방황에서 이제 헤어나온 것으로 믿습니다.
부모입장에서 그
기간동안 가슴이 많이 아팠습니다만 한편으로는,
덕분에 반성도 많이 했고 아이들을 자세히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지나친 욕심과
체면으로부터도 자유하게 되었습니다.
관심가져 주시고 걱정해 주시고 격려와 조언을 해 주신
요리왕님, 잔느님, 유서니님
그리고... 조정희님과 Salomy님께 감사드립니다.
요리왕님과 유서니님 그리고 Salomy님의 격려는 위로와 힘이 되었고
잔느님과
조정희님의 조언에는 가슴 뭉클하면서 송구스러웠습니다.
남들이 보기에 '갈등이라곤 전혀(!) 없을 것 같다'는 우리 가정에
이런
일이 생길 줄 전혀(!) 예상 못했었습니다.
아이들의 불만과 갈등을 상상조차 하지도 못했습니다.
돌이켜 보니 바로 그 나이 때의 내
모습, 내 생각, 내 수준이었음에도 말입니다.
녀석들이 결혼해서 자녀를 키우게 되면 이번의 상처에서 치유까지의 과정이
좋은
경험으로 내 손주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것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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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있어
괴로움을 '생으로 앓는다'는 것은 힘들기 그지없습니다.
하지만, 앓고 나서 회복된다면 면역도 생기고 이전보다 활력도 더
생기겠지요.
해서... 이모저모 풀리게 마련이란 생각입니다.
그러나 한편, 이제 더 풀렸으니 얼마지나지 않아 잊게
될거란 생각도 듭니다.
풀렸다해도 잊거나 교만 떨지 말고
'주 안에서 바로서기를 게을리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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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새삼 사랑스러웠던
어제 자정이었습니다.
아내는 너무 기쁘고 감사해서 자정 넘어 두 시쯤에야 잘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