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크리스천

믿기는 믿어

malmiama 2003. 9. 30. 09:49
안녕하세요. 잔느입니다..


며칠전에 남편에게 조심스레 물었습니다.

저기.. 하나님이 계시다는거.. 믿긴 믿어?
막연하게라도 믿고서 교회에 다니는거야.. 아니면..
그냥 내 기분 맞춰 주려고 그냥 나가는거야?
그저 궁금해서 그런거니까.. 부담갖지 말고 대답해줘.

결혼 전 약속대로 저와 함께 교회에 다니고는 있지만
그래도 무슨 생각으로 예배시간에 앉아있는걸까..
1시간 반 정도의 예배시간 내내 졸지는 않지만
돌처럼 앉아 있는 남편의 머릿속이 무척 궁금했습니다.

남편의 대답은 '믿기는 믿어' 입니다.
자신도 그런 믿음이 생기길 노력은 하지만 잘 안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남편의 평소 생활을 생각하면서 도대체 무슨 노력을 한다는거지? 라는 의문이 생깁니다.
믿음이 생기기 위한 노력이라면
말씀도 들어야 하고 기도도 해야 하겠지만
남편은 주일날 드리는 예배만도 길고 지루하게 여깁니다.
그의 노력이란건 아마 그 지루하고 긴 시간을
나름대로 잘 버티고 있기 위한 노력일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믿기는 믿는다 하니 한시름 놓는 기분이 들더군요.. ^^;;

그런데, 오늘 그 일을 곰곰 생각해보니
그런 남편이나 저나.. 하나님의 시각에선
마찬가지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또한 하나님께서 제게
니가 나를 믿느냐? 사랑하는냐? 라고 물으신다면
하나님을 더 사랑하기 원하고 그분만 의지하고 바라보기 원하고
또 더 큰 믿음의 사람이 되길 원한다고 감히 고백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입으로 떠드는 바램만큼 내가 하나님 앞에
드려지고 보여지는 행동은 얼마나 되는가
늘.. 생각뿐.. 입술의 말뿐이었구나.
남편한테 그런 질문 했던 제가 얼마나 바보같고 미련한지..
오히려 저는 저보다 믿음없다고 생각하는 남편보다도
담대하지 못하고 긍정적이지 못하고 감사하지 못할때가 더 많습니다.
이런 내가 무슨 믿음의 잣대를 가지고 판단하려고 그런 물음을 하였는가..
부끄럽습니다.

남의 믿음 확인하려 들지 말구 너나 잘해..
이렇게까지 비꼬시진 않겠지만.. ^^;;
주님이 보시고.. 한숨을 쉬셨을지도 모를 노릇입니다.
너두 믿기는 믿지? 하시면서 말이죠.
으이그..


'생활속의 크리스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이들이 변했어요!  (0) 2003.10.09
말과 꽃제비  (0) 2003.10.04
맑음...그리고, 요즘  (0) 2003.09.26
선순환 [용기]  (0) 2003.09.20
비...그리고 요즘  (0) 2003.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