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달팽입니다. ^^
너구리가 만들어 준 비빔국수를 맛있게 먹고 나서 이런 저런 얘길 하다보니 문득,
웃기는 과거(?)가 떠올라 말했는데...너구리가 재밌다고 하면서 글로 옮기라고 하더군요.
<오동통한 내 너구리>의 명령성 부탁이므로 그냥 한 글 채워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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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챙겨야 할 가족 행사 중에 친정엄마 생일이 있었습니다.
마침 친정엄마 생신 다음 날부터 며칠간 두 분의 해외여행 계획이 있었으므로
생일엔 우리 집에서 지내시고 다음 날 출발하시면 좋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에서 함께 식사도 하고,
다음 날 아침 일찍 남편 회사근처이기도 한 공항터미널로 모셔다 드리면 여러모로
서로 좋을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던 겁니다. 남편도 좋다고 했고 두 분도 승낙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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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아이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기로 약속을 한......그래서,
두 분이 오시기로 한 그 날 친정 아버지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엄마 몸이 좋지가 않아서 그냥 집에서 쉬었다가 다음 날 바로 출국을 하시겠다>...구요.
졸지에 여럿이 식사를 하려던 계획이 취소되었고 남편도 회사일과 만날 사람 다 만나고
늦게 귀가를 하게 되었습니다.
맛있는 냉면과 왕만두를 못 먹게 된 일이 왜 그다지도 속 상했을까요.
창피해서 함부로 말도 못하겠고... 남편이 오기 전에 큰 아이에게만 섭섭함을 털어 놓았습니다.
얘길하다보니 한심스럽게도... 갑자기 서러운(?) 생각이 들어 눈물이 나왔습니다.
(듬직한 큰 아들은 이해한다는 듯 숙연하게 이야기를 들어 주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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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아이들 학교에서 체육대회가 있었는데, 끝나고 집에 들어서는 큰 녀석이 툴툴거렸습니다.
점심 때 학교에서 주는 햄버거와 콜라를 못 먹었다면서 입이 잔뜩나와 있었습니다.
(5월 말 별도의 학교행사를 위해 기타 연습을 하다가 간식을 못먹은 모양입니다)
다 큰 녀석이 그까짓 햄버거와 콜라 때문에 화를 내는 것이 우습다 싶었지만...
그냥 참으면서 타일렀습니다. 그랬더니 큰 아이 하는말이
"엄마는 전에 저녁식사 못해서 눈물을 흘리셨잖아요"
흠칫했지만... 침착하게 제가 외쳤습니니다. ...... "야! 엄마는 홀몸이 아니잖아!"
그랬더니 녀석이 뭐라 했는지 아십니까?......주저없이 그러더군요.
"저는 한창 먹을 때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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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는 거 가지구 참 유치한 母子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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