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글

이해와 오해, 그 갈림길 2002.6.20.

malmiama 2013. 5. 9. 16:20

주일 오후에 있었던 일입니다.
아침 식사 때 아이들과 집안 청소와 관련해서 대화를 나눴습니다.

"얘들아... 며칠 후면 엄마와 아기가 산후조리원에서 집으로 올텐데,
오늘 오후에 대청소 하는 거 어떠냐?
되도록이면 청소 용역회사에 의뢰해서 정말 깨끗이 소독도 하려고 했는데,......"

"엄청 비싸지요?"...... 작은 녀석의 지레짐작성 확언이었습니다.
"아니 비싼 건 둘째치고, 평일엔 집에 아무도 없지 않느냐..."
"얼마에요? "
두 녀석의 의견은 계속 <돈 아깝다>, 청소를 <돈주고 하다니!> 였습니다.

"그래 그럼 오늘 오후에 우리끼리 한 번 깨끗이 정리정돈 해보자"
.................................

교회에 다녀와서 점심 먹고 오후 두 시쯤 대청소를 하기로 했습니다.
산후조리원에 들러 아내에게 지난 주 예배 테잎을 전하고 집으로 왔는데,
도착해서 점심 먹고 본격적으로 청소를 시작한 시간은 오후 두시 삼십분.

우선 청소 구역을 나눴습니다.
1구역: 안방과 목욕탕, 2구역: 작은방과 신발장,
3구역: 부엌과 다용도실, 4구역: 거실과 베란다 창고

4구역은 공동청소구역으로 정하고 작은 녀석, 큰녀석부터 선택하게 했습니다.
1구역은 작은녀석, 2구역은 큰녀석, 3구역은 제가 맡게 되었지요.

그런대로 제법 깨끗한 환경이 되었습니다.
쓸고 닦고... 밀린 빨래도 하고, 누가 준 유모차, 보행기도 세척하고......그런데,
.....................................

저녁 여섯시 쯤 아내가 있는 곳으로 가족 예배를 드리러 가기로 했는데,
청소 끝나고 밖에 나가서 놀다가 느즈막히 들어 온 큰 녀석의 낌새가
영~ 가기 싫어하는 눈치였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머뭇거리더니 "숙제..는 어떻게 하죠?" 하는 겁니다.
"야! 그걸 내가 어찌 해주랴? 네가 알아서 해야지!"

"거기 안가고 숙제하면 안될까요?"

속으로 열이 났지만 "그러렴!" 하고 작은아이와 집을 나왔습니다. 그런데,
자동차 열쇠가 없지 뭡니까. 다시 집에 들어갔는데... 저런,
녀석이 누군가와 전화를 하고 있었습니다.

'짜슥이... 친구와 통화하려고 그랬구먼' ...

일부러 숙제 핑계를 댄것 같아 불쾌했지만, 냅두고 그냥 아내에게로 향했습니다.

분명, 아내가 큰 녀석을 찾을 줄 알았는데 묻질 않는 거였습니다.
숙제하느라고 못 온다고 얘길 해줬더니 아내왈,
"조금 전에 전화 받았어요. 빨리 끝내고 오겠다기에 안와도 된다고 했어요."

아까 녀석은 아내와 통화를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5해에서 2해를 빼도 3해가 남습니다.
<해>를 해칠 害로 설정했을 때... 그만큼 오해는 <害>가 크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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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시 반쯤 큰 녀석이 도착했습니다.
가족예배 드리면서 회개했다는 거 아닙니까.

역시 추측은 <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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