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주일 저녁...결혼을 결심한 청년,자매가 우리 집을 방문했습니다.
청년은 직업 군인으로 몇 년에 한 번씩 부대를 옮기기에 수 년전 교회 또한 옮겼더랬습니다.
가끔 볼 때 마다 많은 변화를 보여줬습니다.
표정이 맑아지고 선해지고...무엇보다 신앙생활을 정말 열심히 하고 있었습니다.
그곳 교회 청년부에서 한 자매를 만났습니다. 서로 사랑했습니다.
두 달 전쯤 그 자매가 저를 만나러 온 적이 있습니다.
개인 신상과 둘의 얘기, 가정의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아버지가 결혼을 반대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군인은 싫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결혼 하려면 인연을 끊자고 하셨다는 것입니다.
얼마 뒤엔 저녁에 청년이 저를 만나러 왔습니다. 집 근처 커피숍에서 두 시간쯤 대화했습니다.
역시 아버지의 결혼 반대가 가장 큰 힘듦이었습니다.
여러가지 시도와 생각 끝에 결혼을 결심하고 저희 집을 찾은 것입니다.
신청한 군인 아파트가 얼마 전 배정되었고 결혼 날짜를 곧 잡으려하는데,
신부와 입장할 아버지가 없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아직 포기하지 말고 일주일 동안 기도하자고 했습니다.
어떠한 형태로든 반드시 응답해 주실 것을 믿고 기도하자고 했습니다.
아내는 금식을 참 잘합니다.
잘한다는 것은 자주 한다는 게 아니라 '좋게'한다는 말입니다.
'티'를 내지 않습니다. '척'하거나 힘든 표정을 짓지 않습니다.
3일 금식을 할 때는 존경스럽습니다. 아내 앞에서 뭔가를 먹으려면 미안합니다.
지난 주 3일 금식을 끝낸 아내를 보고 이 번엔 저도 금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끼 외에는 3일 금식은 커녕 하루 금식도 온전히 자발적으로 해 본적이 없는 접니다.
병원에 있을 때 본의 아니게 한 것은 굶식이었습니다.
월요일 하루 금식을 해야겠다고 지난 주 금요일 작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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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종일 금식을 했습니다. 그 자매 아버지의 마음 변화를 위한 기도도 했습니다.
일하면서 하는 금식...할 만 했습니다. 그러나, 바쁜 시간이 지나고 오후 세시가 넘으니까
힘들기 시작했고....다섯 시쯤 되니까 식은 땀이 났습니다.
저녁 운동을 포기하고 헬스장에서 샤워만 하고 집에 들어갔습니다.
밝게 맞아 주는 아내와 제 허리를 껴안는 유민이를 보니, 힘든 티를 자연스럽게 안내게 되더군요.
이 때, 뭔가를 만들고 있던 아내가 제게 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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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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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죽을 준비했어요!"
'죽을 준비'.....다음 날 아침 먹을 '죽'을 준비한 아내였습니다.^^
늘 죽을 준비하며 사는 건 그리스도인 다운 삶입니다. 웃음 뒤에 짧은 닿음이 있었습니다.
'죽'을 준비한 아내는 참 잘 사는 아내입니다. 고맙고 사랑스럽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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