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는, (아내에게 허락 받았습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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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대대로 딸이 없는 집안의 삼 형제 중 차남입니다.
전해들은 바로는 100년이 훨씬 넘었다고 하더군요. (웃기지요?)
덕분에 어릴 때부터 어머니 곁에서 콩나물 다듬는 일을 비롯해서
밥도 짓고, 청소도 하고... 집안 일을 돕는 걸 당연시하는 환경에서 자랐지요.
남자라고, 어리기에 어머니가 챙겨주는 전통(?) 같은 건 꿈도 꾸지 못했습니다.
뭐 그렇다고 혹사당했다는 얘긴 아닙니다. (아무래도 봐주는 게 많았지요.)
아무튼 당시 남존여비에 대해 철저하게 코웃음치던 어머니는
<남녀평등>이라는 기치 아래 생활하셨던 겁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딸이 없는 것도 서러운데(?) 아들들이라도 어머니를 생각해서 이해와 더불어
애교는 없더라도 가사 일이라도 도와야했지요. (다른 집도 다 그러는 줄 알았고요.)
형님과 마찬가지로 저 역시 아들 둘이 있습니다. 제 동생은 아들 하나.
중3, 중1인 아들 둘... 재미도 없고 제 딴에는 아내가 안되었다 싶었습니다.
해서, 오래 전부터 딸만 나을 수 있다면... 하는 게 꿈이요, 욕심이었습니다.
작년에 큰 맘 먹고 아내가 아이를 가졌습니다. 셋째아이를 잉태한 것입니다.
지금 꽉 찬 7개월이랍니다. 그러니까 제가 작년 말 사고 당시 임신 중이었지요.
사고 전... 매일 밤 기도하면서 '기왕이면 딸!'을 하나님께 간청했었습니다.
얼마 전에 아내가 산부인과에서 초음파 진단을 받으며 눈물을 흘렸답니다.
딸인 것 같다는 의사의 소견을 듣고서 말입니다.
눈물을 보이자 의사가... "왜... 섭섭하세요?" (미안한 표정을 짓더랍니다.)
"아니요... 너무 기뻐서 그래요!" 훌쩍이면서도 웃는 아내였음은 당연합니다.
하나님께서 세 번 째 아이를 주셨습니다. 아들, 딸을 떠나 좌우간 주셨습니다.
이 아이를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더불어 아내를 사랑하시는 하나님께서,
아이와 아내를 위해 저를 죽지 않게 하셨다고 믿고 있습니다.
사실여부를 떠나, 믿거나 말거나 이지만..... 저는, 그렇게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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