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크리스천

지옥과 천국

malmiama 2004. 8. 21. 11:54

달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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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많이 왔습니다.
곳곳에서 비 피해를 입은 분들의
안타까운 사연들이 보도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금메달을 딴 선수들의 경기와 시상식 모습,

미리 녹화해 놓았던 선수들의 연습과정과 가족들...

 

그 사이에 아나운서의 멘트가 흐릅니다.
"비 피해를 입으신 수재민들에게 금메달 소식이
잠시라도 위로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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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금메달과 선수들의 선전 소식이 하나도 기쁘지 않았습니다.

 

남편의 머리에 약간의 상처가 있었는데
얼마전부터 심각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베개에 피가 묻어 있곤 했었으니까요.

 

병원에 가 볼것을 종용했으나
남편은 바쁘고 피곤하다는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기만 했습니다.

 

이제는 도저히 안되겠다고 생각해서
가까운 병원에 예약신청을 하게 됐고 2주전 조직검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19일. 결과가 나오는 날이었습니다.

 

검사결과를 직접 들어야겠다는 생각에
데리고 가서 좋을 것 없는 유민이를 데리고 병원에 같이 갔습니다.

 

종합병원이라 사람도 많았고
가만히 앉아 있으려 하지 않는 유민이 때문에
잠시 나와있는사이...
남편이 혼자 결과를 듣게 되었습니다.

 

피부과에서 해결 할 수 없어서 다른과에서 수술을 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리곤...

"종양이래..." 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양성이요?"
"응"

 

성형외과 선생님이 안계셔서 다음날로 예약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퇴근 후 식사를 마친 남편에게 결과를 다시 한번 이야기 해 달라고
다시 물었습니다.

남편은 악성종양이라 답했습니다.


"네? 악성이라구요? 아깐 양성이라고 했잖아요?"   남편은...

당시 병원에서 벽을 허무는 공사로 시끄러웠기 때문에
..."당신 잘못 들었던게지..!"...라면서 태연했습니다.

 

그 때부터 잠시...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남편몰래 인터넷을 통해 여러가지 검색을 했습니다.

찾아볼 수록 걱정스러운 일 뿐이었습니다.

 

담대하게 해달라고, 평안을 달라고 기도하고
어찌해야 할지를 생각했습니다.

 

자려고 누웠지만 쉽게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가장 좋은 결과 부터 가장 나쁜 결과까지
여러가지를 상상하며 자는둥 마는둥 밤을 보냈습니다.

 

집 앞에 있는 가까운 교회에 새벽예배를 나갔습니다.
오늘의 말씀은 하나님을 찬양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밤새 내 입에서 떠나지 않았던 찬송.
"당신은 영광의 왕, 당신은 평강의왕, 당신은 하늘과 땅의주..."
그래... 찬양하자... 평강의 왕이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어제 오후에 남편과 같이 병원에 들러 자세한 설명을
듣게 되었습니다.
악성이라고는 하지만 경미한 상황이고 전이 가능성이 매우 낮다...

조기 발견해서 다행이다....라는말에
위로를 얻고 커피 많이 마신 것처럼 두근대었던
마음을 가라앉혔습니다.

 

그리고...

다른 종합병원으로 가서 수술 일정을 잡고 수술을 위한

여러가지 검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육신과 정신의 쉼이 필요한 때였는데... 입원이 너무 감사해"

남편의 이 말이 어찌나 감사하게 들리는지...

 

병원 예약 때부터 일일이 살펴준 교회 자매님부터
위해서 기도해 주시는 여러분들이 이렇게 든든할 수가 없습니다.

 

하루 밤, 지옥과 같은 암담함을 겪고
지금은 말할 수 없는 천국을 느끼고 있습니다.

 

혹시 생각나시면 수요일 오전에 있는 남편의 수술을 위해
기도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남편의 평강과 의사의 손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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