裕旻語錄

지루한 유민이

malmiama 2006. 11. 29. 08:46

말미암아 돕는배필..달팽입니다.^^

 

언제쯤 유민이를 놓아 두고 외출을 할 수 있을까요?

 

최근까지 "유민이와 나는 하나예요!" 라고 이야기 해 왔습니다.

 이 말은 내가 가는 어느 곳이든지 유민이를 데리고 다녔다는 것입니다.

동창 모임부터 심지어 장례식장까지...

 

오빠들이 집에 있을 때에도 유민이는 엄마따라 나서기를 좋아했고

어쩌다가 맡기고 나가면 오빠들에게서 푸념듣기가 일쑤였습니다.

(진땀 흘리며 유민이를 봤다는등...)

 

 

 .......

얼마전 작은아이가 다니는 학원에서 내년 입시설명회가 있다하여

유민이를 데리고 갔었습니다.

 

이런 일이 있을 땐 종이와 펜, 과자를 가지고 가면

한 두시간 정도는 잘 버텨 주겠기에 유민이와 함께 간 것입니다.

 

오빠가 공부하는 책상에 가만히 앉은 유민이가

시작한지 5분쯤 지나자 내게 귓속말을 합니다.

 

" 엄마... @#$#@$$#@"

난 받은 유인물 뒷켠에 할말이 있으면 글로 적으라 했습니다.

유민이가 시무룩한 얼굴로 펜을 들어 글을 끄적이더군요.

'할말 업어' .....ㅋㅋ

 

'그림 그리고 놀아' 라고 했더니

끝말 잇기를 그림을 덧붙여 그리면서 하더란 말이지요.

 

수박→박치기→기사→사자→자석→석가모니→니모

모자→자동→동그라미→미녀

 

   

한참동안 그림을 그리며 끄적거리더군요.

유민이가 그러면서 내 무릎에 올라왔다가 옆자리로 갔다가

하는 동안 설명회가 끝이 났습니다.

 

조용히 잘 견뎌주어 칭찬과 함께 학원 앞에 있는

도우넛 가게로 향해 선물을 사주었습니다.

 ...................

 

하루쯤 지났을까?

유민이가 심각한 얼굴로 내게 묻습니다.

 

"엄마... 내가 이모들을 만날 때 기분이 어떤줄 알아?"

"엉????"

"내가 엄마 따라 나가서 이모들을 만날 때 무슨 기분인지 아느냐고!!!"

ㅠ.ㅠ;;.....................

 

"지루하고 심심하니?"

"지루한게 뭐야?"

"재미없는거..."

"맞아! 엄마! 난 정말 지루해."

 

그 이후 조금만 따분하면 엄마,심심하고 지루해!...를 연발합니다.

 

옆에 있던 작은 아이가 휙! 고개를 돌려 유민이를 봅니다.

"난 제2의 내가 탄생한줄 알았네요."

"?"

"저도 심심하면 미치는 사람이었잖아요."

(작은아이 어릴 때, 일기장에 적은 내용이었습니다.ㅋㅋ)

푸하하하하하!!!!!!!!!!!!!!!!!!!!!!!!!!

 

한참을 웃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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