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호오

아주 특별한 동거

malmiama 2006. 9. 6. 16:45

안녕하세요. 달팽입니다.^^ 말미암아가 요즘 무척 바쁘네요.

(어제는...회사일을 갖고와 내게 부탁하기까지 했습니다.)

...............................................................

 

피아님 블로그에서 '삼각관계'를 읽고 떠오른 예전 에피소드입니다.

 

작년.

큰 아이가 학교에 가려다 큰 일 난 것처럼 이야기합니다.

"우리집에 바퀴벌레가 생겼어요."

"헉! 큰일이네."

 

이야기인즉 어제 밤 화장실에 앉아 문을 열고 TV를 보고 있는데

커다란 바퀴벌레 한마리가 서랍장 밑으로 슥! 지나갔다는겁니다.

 

그런데..다음 날 아침, 녀석이 어제보다 더 호들갑스럽게

또 다시 보게 되었는데 바퀴벌레라고 생각한 것이 바로 생쥐!였다지 뭡니까.

윽!!!!!!!!!!!!!!!!!!!!!!!!

경악할 노릇이지요. 부시럭 소리가 나서 쳐다봤더니 생쥐가 슥! 지나갔다는데.

 

문제는 어떻게 잡느냐였습니다.

 

며칠 후...

늦게 들어오는 아이들을 기다리며 거실에 앉아 빨래를 개키고 있었습니다.

부시럭 부시럭!

소리나는 쪽을 봤는데 라지에이터를 따라 식탁으로 생쥐가 올라갔습니다.

 

마침 손에 들고있던 수건으로 일격을 가했습니다.

딱!

생쥐는 잠시 정신을 잃고 식탁위에 벌러덩 자빠졌습니다. 그러나,

담에 어떻게 하지?  한번 더 쳐볼까?... 하는 몇초 사이에

벌떡 일어나 달아났습니다.

 

그런데요,

이런 이야기 하면 제가 갑자기 이상한 사람이 되겠지만.....

생쥐가 너무 귀여웠어요. 잡아서 키웠으면 좋겠더라구요.ㅎㅎ

 

쥐를 놓치고 며칠이 더 지났어요. 더 이상 아이들 눈에는 안띄었지만

경악했던 아이들인지라 아침마다 이야기 합니다.

무서워서 잠을 못자겠다구요.

장위에서 부시럭 거렸다느니, 서랍장 밑으로 또 들어갔다느니...

제일 걱정 되는 것은

그동안 엄청나게 자라있으면 어떻게 하느냐는 거였어요.

 

다 뒤지고 구멍은 다 막고......(오래된 주택이라 구멍이 많더군요)

 

그렇게 긴장이 감도는 가운데 이후, 두 번 내 눈에 띄여 일격을 당했지만

맞고 쓰러진 후에도 곧바로 일어나 빠르게 도망가곤 했습니다.

 

결국 끈끈이를 사용하기로 했죠.

(잡은 다음 처리할 방법이 너무 잔인해 보류하고 있던 방법이었지만..)

 

시장에서 끈끈이를 샀습니다. 2개가 한 세트로 들어있더군요.

생쥐가 다닐 법한 길을 예상해서 두 곳에 설치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

찍찍 거리는 소리가 났습니다. 잡힌 것이지요.

그렇게 쉽게 잡을 줄 알았으면 진작에 끈끈이를 놓을 걸...

 

했지만

 

잡고보니 너무 귀여운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단지 털이 조금 생겼더군요. (작은 새앙쥐에서 보송 보송..^^)

 

암튼 새벽예배 가면서 남편에게 처리를 해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그러나,

 

새벽예배 마치고 들어오는 길에도 찍찍 소리가 계속 들렸습니다.

 

직접 죽일 위인이 아닌 남편이 그대로 마당 화단에 내어 놓았다는데

잠시후 고양이가 나타났으나 그냥 갔다는군요.ㅠㅠ

 

하는 수 없이 쓰레기 봉투에 넣었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늘 함께 있던 그 녀석이 없어졌는데 시원하고 섭섭하더란 말입니다.

우습죠?

 

작은 아이에게 섭섭하다고 이야기 했더니

"큰 놈으로 한 마리 더 키울까요?" 합니다.

으~~~ 큰 놈은 정말 싫어~~~~  제발..우리 집에서 놀지 말기를..

 

아주 특별한 동거는 그렇게 끝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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