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크리스천

장례식장에서...

malmiama 2003. 7. 19. 17:33

어제 저녁엔 또... 아산병원에 갔습니다.
여기 또...라고 한 것은 워낙 많이 자주 갔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내 생애 가장 많이 간 병원이 바로 아산병원이지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재작년 말부터의 입원기간을 비롯해서 퇴원 후 어깨 진단과
하악골 티타늄 제거 수술 그리고, 각종 서류 등을 떼기 위해서였습니다.

다른 이 때문에도 심심찮게 가게 되었는데 대부분 '장례식' 이었습니다.
어제도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갔던 것입니다.
피곤하고, 할 일이 쌓여있었지만 토요일 아침 발인이기에 서둘러 갔습니다.
죽은 이는 회사 입사선배의 아내였습니다. (7년전 퇴사 후 사업체를 운영하는...)
선배의 아내는 위암으로 1년 남짓 투병하다가 운명했습니다.

그 선배의 아내는 신실한 그리스도인이었습니다. 아직 40대 초반이었습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작년에 큰 병원에서 위암진단을 받았는데, 막상
수술을 하려고 위를 열었으나 다시 닫아 버리고 말았다고 합니다.
수술하기엔 너무 암세포가 커져 버렸고 많이 번졌으며 허약했기 때문입니다.

수술을 미루고 항암치료를 꾸준히 받으며 한 때 조금 좋아지기도 했었습니다.
작년 말 그 선배를 만났을 때 얼굴에서 생명에 대한 희망의 빛을 보았습니다.
사업체 운영하랴, 가정을 돌보랴, 아내를 살피랴 무척 고달팠겠지만,
외면하던 교회에도 열심히 나가면서 믿음으로 잘 극복하는 듯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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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장에서 늘 느끼는 것은 죽은 이보다 가족과 벗의 슬픔이 크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도 장례식장에서 가족들의 슬픔이 더 가슴 아픈 적이 많았습니다.
병마에 시달리다 죽었을 경우, '차라리 잘 되었지'라는 자조를 듣기도 했었지만
대부분의 '죽음'은 죽은 이의 가족과 그의 벗들의 안타까움과 슬픔을 자아냅니다.

어제 문득 '죽음'을 또.. 생각했었습니다.
'2001년 12월 27일 아침 출근길에서 죽었다면...'이라는 생각 말입니다.
슬프고 안타까워했을 사람들이 꽤나 되었을 거란 생각이 다시... 들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으뜸은 역시 '가족'이었고 가족 중에서도 아내였습니다.
언젠가는 죽겠지만 너무 일찍 죽지말고 사는 동안 건강했으면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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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객들이 뜸해졌을 때 그 선배의 손을 맞잡고 힘내라는 말밖에 못했습니다.
얼마나 힘들고 쓸쓸하고 답답할까... 생각이 들었지만 달리 할 말이 없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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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언젠가는 죽겠지만 너무 일찍 죽지말고 건강하게 사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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