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크리스천

이렇게 결혼했습니다.

malmiama 2003. 3. 24. 19:23

안녕하세요. 잔느입니다.
3월에 신부가 되었고 아직 아줌마가 된걸 실감하지 못하고 있는 중입니다.

집안을 정리하고 회사에서의 밀린 업무를 처리하느라 저번 한주는 세상에서 가장 바빴던 며칠이 되어버렸습니다.
어제는 행어에 급한대로 줄줄이 걸려있던 옷들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커버를 씌우는 작업을 했습니다.
신혼집이 좁은 관계로 큰 장을 구입하지 않고 시스템 행어로 대신했지요.
요즘은 행어에 걸린 옷들을 깔끔하게 보관할 수 있는 옷커버가 딸린 행어들이 팔리더군요.
덕분에 십만원 정도의 금액으로 많은 옷들을 옷장없이도 깨끗이 정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참, 편한 세상이란 생각이 새삼 들 정도로 요즘은 좁은 집안을 활용할 수 있는
편리한 생활 도구들, 가구들이 많이 있습니다.
굳이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저렴한 가격으로 집안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지요.
요즘은 좁은 거실을 활용하고자 벽부착 접이식 식탁을 고르고 있는 중입니다.
단지, 실물을 볼 수 없고 인터넷으로만 파는 경우가 많아서 약간 고민중이지요.

결혼을 준비하기 전까지는 결혼에 들 비용과 혼수때문에 약간 걱정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결혼하는 당사자들과 양가 부모님의 도움만 있다면
얼마든지 저렴하고 알뜰하게 살림을 준비할 수 있다는것을 알게 되었죠.
단지, 그러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힘에 겨운 혼수준비에 집장만을 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가진 대부분의 부엌 살림들은 제 어머니와 시어머니께서 쓰시던 것들입니다.
어머님들은.. 여러 해 살림을 해오시면서 적잖게 살림을 쌓아오시는 경우가 많지요.
그릇을 비롯해서 자잘한 살림도구들중 쓸만한 것들이
양가 어머님께 꽤 있더군요. ^^
살면서 새것으로 바꾸는 재미도 쏠쏠할것 같아 웬만한것은 다 얻어왔습니다.
얻어 쓰는 재미 또한 괜찮습니다. 어머니들도 가진 것 나눠주는 재미를 느끼시는것 같구요.

한 번은 ,
결혼을 준비하면서 느낀점에 대해 한 인터넷 사이트에 글을 올렸었는데요.
제목은 '혼수비용에 거품을 빼자' 였습니다.
내용을 간략히 정리하면
'남자가 집을 사면 여자가 채운다' 라는 식의 사고방식은 이제 버리고
서로 상의하에 각자 솔직하게 감당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집도 얻고 살림도 준비하고..
'결혼식 과정에 있어서도 굳이 필요하지 않은 것은 생략할 줄 아는 과감한 결단을 내리자' 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찬성하고 동의하시면서도 그럴 수 없는 현실과 상황에 마음 아파 하시더군요.

사실, 저희는 양가 부모님 합의하에 예단도 생략하였고,
집 구하는것과 집안을 채우는 것도
저희 두 사람이 모두 계획하고 준비해 나갔습니다.
물론, 양가 집안이 알아서 다 해주실만큼 넉넉한 살림도 되지 못했지만
여지껏 키워주신것도 모자라서 결혼 하는것까지 부모님들이 알아서 해주셔야 할 정도로
어린애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제 생각 같아서는 부조금도 없애고, 식사도 없애고
안하고 싶은것들이 정말 많았지만 ^^
아직까지 저희 부모님 세대에서는 용납되지 않는 것들도 많았기에
서로 절충하는 차원에서 그래도 꽤 알뜰하고 규모있게 결혼식을 치뤘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제 어머니 말씀이.. 여태껏 뿌린 부조금 때문에라도
식사 없이 부조금 안받는것은 할 수 없다고 하시더군요.
말씀을 듣고 보니 그 생각에 어쩔 수 없이 동의할 수 밖에 없는
부조금이 적힌 방명록을 보면서 어느새 누가 얼마 누가 얼마 계산하고 있는
제 세속적인 모습 또한 볼 수 있었습니다.

필요 이상의 돈과 상업주의가 판치지 않는
그리스도 안에서의 정말 아름다운 결혼식이 제가 알지 못하는 어딘가에서는 이뤄지고 있겠지요.
저도 그런 결혼을 준비하고자 최대한 노력했지만 역부족인 부분도 있었고,
제 욕심에 포기하지 못한 부분도 조금은 있었습니다.

이제 제가 다짐한 바램들이 있다면,
부부관계와 앞으로 낳아 기를 자녀와의 관계에 있어서
그리스도의 사랑안에서 서로에 대한 믿음과 사랑으로
최대한 흔들림 없고, 치우침 없이 지혜롭게 살아나가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미 그런 삶을 살아오고 계신 선배님들의
조언의 말씀.. 기다리겠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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