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크리스천

묵은지와 묵은짐(269번 째)

malmiama 2012. 10. 12. 13:40

 

올해 한국에 갔을 때 지인의 안내로 묵은지 해장국 집에 갔었습니다. 
토굴에서 숙성된 묵은지로 만든 해장국이었는데 정말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여기 한인 타운에서도 묵은지를 한국에서 수입해서 요리하는 곳이 늘고 있습니다. 

묵은지는 오래된 숙성의 맛을 내기 위해 온도와 습도가 핵심이라고 합니다. 
묵었다는 것은 시간 속에서 흘러나오는 연륜과 맛의 깊이가 느껴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람의 인격도 오래 묵어야 제 맛이 나는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철없던 시절에 비해 나이가 들수록 제 속에 겉절이 같았던 연약함을 내려 놓게 되어 
가는 과정들을 보게 됩니다. 

그런가 하면 성경에서는 묵었다는 것에 대해서 반대적인 개념으로 말씀하시는 것을 봅니다. 
묵은 포도주 .. 묵은 소출 .. 묵은 땅 .. 모두 묵은지의 유익성과는 반대를 말하는 것입니다. 
특히 묵은 땅에 대해서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나 여호와가 유다와 예루살렘 사람에게 이같이 이르노라 너희 묵은 땅을 갈고 
 가시 덤불 속에 파종하지 말라 (렘 4:3)" 

묵은 땅은 황무화된 땅입니다. 영어로는 unplowed ground 입니다. 
한 번도 쟁이질을 하지 않은 땅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너희 묵은 땅이라고 하셨기에

이것이 우리 마음의 마음밭을 말씀하셨다면 한 번쯤은, 그 땅에 풍성한 소출과 열매가 있었던

땅이 아닐었을까 생각합니다. 


예전에 한국에 있을 때 대학부에서 가나안 농군학교로 가서 봉사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정말 황무했던 땅을 다시 기경하는 일을 했었습니다. 
제가 담당했던 일은 땅에 있는 잡초와 돌들을 골라내는 거였습니다.

다음 사람이 쟁이질을 해서 고랑을 낼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역할이었습니다. 

그 일이 끝나면 밭고랑이 만들어 지고, 그 다음에 씨를 뿌리고 물을 주는 작업이 이어졌습니다. 
정말 제일 힘든 일을 맡았었는데 허리가 끊어지는 고통이었고, 돌아와서는 며칠 몸살을 앓았던

기억이 납니다. 

 

어느날 제 주변의 사람들을 위해서 기도하던 중에, 너무 오랫동안 쓰지 않아서 
그 마음 밭이

황무화 되어 있는 묵은 땅의 모습들을 보게 하셨습니다.  물론 그 밭들 중에는 제 마음밭도

들어가 있었습니다. 


김연아 선수는 올림픽을 위해서 준비하면서 하루에 점프 스핀을 몇백 번씩 했다고 했습니다.
하루를 쉬면 일주일간 그 감각을 회복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세상의 훈련자도 이러는데 영적인 선한 싸움을 싸워야 하는 우리인들 오죽하겠나 생각해 봅니다. 
우리 안에 만들어진 영적 근육도 쉬면 어느새 약해지고 사용하지 않으면 무뎌짐을 보게 됩니다. 
그래서 기도와 묵상을 일주일 쉬면 회복 기간이 일주일이 아니라 적어도 한 달 이상의 고통스러운 
회복의 시간이 요구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묵은 땅의 기경에는 분명 과정이 필요할 것입니다.  먼저 돌과 가시덤불을 뽑아 내야 할 것입니다. 
저의 경험처럼 이 과정은 가장 먼저 되어야 하는 가장 힘든 작업이 될 것입니다. 
그 선결 과제가 이어 지면 다음에 밭 고랑을 갈고 씨가 뿌려지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호세아 10장 12절에 약속하신 것 처럼 
묵은 땅을 기경하라 마침내 여호와께서 임하사 의를 비처럼 너희에게 내리시리라 라는 
회복읜 은혜를 보게 될 것이라 믿습니다. 

내 마음에 오래되어 황무화된 이 묵은 땅의 돌과 가시덤불과 엉겅퀴는 바로 기도의 무릎을 통해서

걷어지게 된다고 믿습니다.  진정한 회개와 마음을 찢는 과정을 우리에게 요구하신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한가지 문제가 발견되었습니다. 
저를 포함 많은 사람들이 내 마음 밭에 있는 이 돌들과 가시덤불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분명 이것 때문에 이런 상태에서는 파종하지 말라고 하셨음에도 
내 자신의 죄에 대한 인정 없이 순서를 바꿔서 농사를 지으려고 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주셨습니다. 

우리는 가시덤불 돌짝밭이 있는 곳에 밭고랑을 내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런 곳에 씨를 뿌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뿌려진 씨에 하늘의 비가 내리길 기대할 수 없다고 믿습니다.

한 지체와 상담을 하면서 그 자매가 한동안 기도와 묵상을 쉬었는데 이제는 돌이킬 수 없게 되어
언제 내가 은혜가 있었나 하는 마음으로 인해 깊은 무기력증에 빠지게 되었다는 얘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저도 예전에 의도적인 일명 거룩한 쉼(?) 이라는 이름 하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잠시 쉼을 가졌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하나님 안에서의 안식에 대해서 그때 깨달았습니다. 

하나님을 떠난 안식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몇 달의 쉼을 회복하기 위해서 6개월 이상 힘들었던 기억이납니다. 

그때 저는 묵은짐의 쇠고랑에 묶여 있었습니다. 


묵은 땅에 있는 이 돌들과 가시덤불은 우리 속에 묵은짐이 되어 발에 쇠고랑을 채워 깊은 수렁으로 내어 몰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묵은지의 깊은 맛이 되기 위해서 내 인격을 더 묵게 더 낮게 해야 하지만 

묵은 짐은 뽑아 버리기 위해서 철저한 회개의 기도로 돌아와야 한다고 믿습니다. 

다른 방법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기도외에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저는 제 안의 돌들을 뽑아내고 가시덤불을 쳐내고 있습니다. 

묵은 땅을 기경하는 기도의 자리로 다시 가게 되길 바랍니다. 
새벽에 밤에 또 무시로 ... 기도의 무릎으로 우리의 마음밭을 기경함을 통해서 
하나님의 말씀의 씨가 뿌려지고 결국 하늘의 비의 은혜를 회복하시게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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