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주의 인물
안녕하세요? 달팽입니다.
"엄마. 조금만 기다려. 이제 3월이 되면 엄만 편해질거야."
3월에 유치원에 가게 된 유민이가 2월 말 즈음 한 말입니다.
이런...내가 유치원에 떠밀어 가는 것도 아니고 같이 있으면서 힘들다고
이야기 한 것도 아닌데 6살 꼬마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왔더랬습니다.
(사실...속 마음을 들킨 것 같아 조금 놀랐습니다.^^)
"유민아, 엄마는 너랑 있는 시간이 가장 행복해.
아마 네가 유치원에 가면 엄마가 심심해서 울지도 몰라."
이럴 때 남편의 도움이 필요하거 아닌가요? 그러나 남편은 묘한 웃음을 지으며 말합니다.
"유민아, 사람은 기뻐도 눈물을 흘린단다."
에궁... 도움이 안돼요.
눈을 흘겨 남편을 보니 이 사람은 우스워 죽겠다는 표정입니다.
"저도 알아요! 아빠~~"
유민이의 맞짱구가 더 가관입니다.^^
가끔... 개그 유행어를 따라 하거나 아이답지 않은 말로 우리를 놀라게 할 땐
걱정을 하곤 합니다. 그런거 정말 싫어 하거든요.=.=;;
엊그젠, 메모지에 뭘 한참 적더니 비어있는 컴퓨터 앞에 앉아서
주소창에 뭐라 뭐라 입력을 하더군요. 뭐하나~~들여다 봤더니 허걱!
배송 받은 상자에서 인터넷 주소를 찾아 삐뚤빼뚤 적어놓고
사이트를 찾고 있는 거였습니다. 어머... 이건 또 무슨 일이야!
유민이는 주문을 하려고 했다네요.
뭘 주문하려고 했냐고 물었더니 보고 결정할 거 였답니다.
지켜보던 작은 오빠가 돈을 내고 결재를 해야 한다고 설명을 한참 하더군요.
오빠들이 인터넷쇼핑몰에서 이것 저것 사는 것을 본 것인지...암튼,
가슴이 철렁 내려 앉은 날이었습니다.
큰 아이들과 함께 자라는 유민이는 컴퓨터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대견하기보다는 이런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청량음료나 쵸코릿부터 개그 프로그램, 컴퓨터와 휴대폰에 이르기 까지...
(언젠가...너무 조용하길래 뭐하나 봤더니 유아 싸이트를 찾아 보다가
댓글을 쓰고 있더군요. 못살아...=.=;;)
흠 생길까봐 조심하는 휴대폰도 유민이에겐 장난감에 불과합니다.
아이가 아이답게 커 줘야 할텐데 교회에서도 맨 어른들만 상대하니 가끔은 내 아이지만
말솜씨(?)가 얄미울 때도 있습니다. 또래 아이들보다 청년부 언니 오빠들을 더 좋아하구요.
좌우간, 그 후 울가족 모두 유민이 앞에서 더욱 조심하기로 했습니다.
아이다운 동심을 잃지 않게... 또래 아이들과 잘 자라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