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다는 것은...
유민이가 6살이 되었습니다. 어느덧...^^
유민이는 요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오빠들도 있고 유치원도 안가고...
큰 아이가 집에 와 있으면서 한동안 유민이 야단치는 소리가 그치지 않더니
요즘은 서로 적응을 한 모양입니다. 동생이 예뻐서 어쩔 줄 모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이답지 않은 절제력을 보인다던가
상대가 뭘 원하는지 눈치빠르게 움직이는 여우같은 아이니까요.
요즘 구리시에 있는 교회로 새벽예배를 나가고 있습니다.
동네 교회로 새벽예배를 갈 때 보다는 더 일찍 일어나야 하기 때문에 남편은
잠 스트레스가 있습니다.
퇴근 한 남편이 유민이와 '이기는 사람의 소원들어주기'게임을 하고 놀다가
그만 지고 말았습니다. 유민이에게 소원을 물었는데...
"아빠가 빨리 주무시는거요" 라고 말해서 아빠의 입을 귀에 걸어놓았습니다.
주일 저녁, 가정예배 때 마무리로 큰 아이 정민이가 대표기도를 할 때
둘째아이 형민이를 위해 기도를 하며 식구들을 모두 울린 적이 있습니다.
"부모님이 형민이를 이해할 수 있게 해주세요. 이제 고3인 형민이는 저처럼
1년 더 고생하지 않게 자신을 잘 관리할 수 있게 해주세요" 라고 울먹이며
기도를 했기때문입니다.
예배가 끝난 후, 저는 '또 형민이의 맘을 몰라줬나보다...'라는 생각에 맘이 아파
식탁에 기대어 우울하게 앉아 있었는데...유민이가 다가 왔습니다.
"엄마... 우리 대화좀 할까?"
"................"
"엄마는 왜 이렇게 근심함이 많아? 엄마가 우울해 하니까 나도 맘이 슬퍼져."
심각한 상황에서 웃음이 나오려 했습니다.
6살 짜리가 대화는 뭣이며 근심함은 또 뭔지......좌우간 곧 나는,
유민이의 요구대로 얼굴을 펴고 근심함을 떨쳐버렸습니다.^^
가끔 남편과 혹은 큰 아이들과 유민이가 함께 있다가 생긴 가슴 간지럽게 웃긴
유민이의 활약상을 이야기 할 때가 있는데 울가족의 행복이 되곤 합니다.
아이들은, 우리의 생각보다 더 빨리 커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느새... 부모와 형제를 생각 할 줄 아는 아이가 되어 위로를 주는군요.
어느쪽으로 가르마를 내어도 흰머리가 쑥쑥 올라오기에 내가 더 늙기전에,
유민이가 빨리 컸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걱정할 필요도 없이 아이는
자알 크고 있습니다.
자녀가 큰 다는 것은 기쁨이요 소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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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사리 1.
아빠와 침대에서 신나게 게임하던 유민이가 이번엔 졌습니다.
"아빠가 소원을 말해보세요"
"음... 유민이가 아빠에게 뽀뽀해주기~"
"에이... 그건 내 소원이잖아요."
"우하하.... 히~~~~" (남편의 입으로 벌레 들어가는 줄 알았습니다.)
추가사리 2.
"엄마... 오빠가 나중에 아빠가 될텐데, 그럼 내가 오빠를 뭐라고 부르지?"
"^^"
고민...고민...
"그냥 나도 아빠라고 불러야겠다."
추가사리 3.
감기로 고전 중인 유민이가 자려고 누웠다가 내게 말합니다.
"엄마... 난 걱정이 하나 있어요."
"?"
"엄마가 나처럼 감기에 걸려 아프면 어떻게 하지?"
"걱정하지마! 엄마가 너처럼 손톱 깨물어?" ... "아니"
"손발 안씻어?" ... "아니!"
"밥을 안먹어?" ... "아니!!"
"잠을 늦게자?" ... "아니!!!"
"그런데 뭐가 걱정이야~~!"
유민이는 곧 안심하며 잠들었습니다.
근데..사실,
나는 안심하고 자는 유민이 옆에서 약간 걱정했더랬습니다.
몸이 으실으실...(유민이 감기 끝엔 내가 꼭 아프더라구요.)
아자! 감기 이겨내자!!! 잘 먹고 잘 씻고 잘 자야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