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크리스천

남자의 눈물

malmiama 2006. 12. 29. 08:06

안녕하세요? 달팽입니다.^^

 

눈이 많이 온 날 늦은밤,

독서실에서 공부하고 집으로 향하던 작은 아이가 내게 폰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눈 엄청나게 와요. 유민이 안자면 보여주시면 좋겠네요!"

 

아쉽게도..그 시간에 유민인 잠에 폭~~ 빠져 있었습니다.

 

담날 아침, 유민이에게 눈이 왔다고 깨웠더니 스프링이 튕기듯

벌떡 일어나더군요.ㅋㅋ

현관문을 열고 밖을 보여 주었더니 입이 한껏 벌어집니다.

그리고 눈사람을 만들고 싶다고 합니다.

 그 순간... 짠!

 

형민이가 밤에 유민이를 위해 만들어 놓은 눈사람이 눈에 띄지 뭡니까.

유민이보다 더 감동을 받은 난 녀석이 사랑스러워 꼭 안아주었습니다.

"에궁... 귀연 녀석!!!"

 

유민이가 태어나기 전까지만해도 내 사랑을 독차지했던 작은 아들.

 

요즘은 하는 짓마다 답답했더랬습니다. 열심히 먹고 열심히 게임하고 ...

수능 이후 요즘 집에있는 시간이 많아진 큰 아이가 보기에도 

답답하긴 마찬였나봅니다.

 

가끔 큰 아이와 둘이 있는 시간이면 작은아이 이야기를 심각하게 나누었습니다. 

큰 아이는 자신이 방황을 오래 했기 때문에 동생에게 조언 할 용기가 안생긴답니다.

그래서 둘이 한숨만 쉬곤 했습니다.

 

그런데 눈이 온 날, 형민이의 행동에 감동이 되어 큰 아이에게

이야기를 해주었더니...잠시 후 보니까 큰 아이가 울고 있더군요.

 어제

내가 집을 비운동안 큰 아이가 작은 아이와 한참을 이야기 했답니다.

그간 미뤄놓은 이야기를 하는 동안 형민이를 오해한 부분이 많았다고 했습니다.

 

바나나 쉐이크를 만들기에 자기가 먹으려나보다...라고 생각했더니

점심 시간이 지나 배가 고파하는 형을 위해 만들어 건내더라네요.

 

큰 아이의 말이 계속되었습니다.

늘 자신의 편이 되어 변호해주고 이해해주는 동생에 비해

자기는 동생에게 본도 못되고 편도 못들어 주었다구요.

 

눈물은 참 강력한 무기입니다.

(언젠가 남편은 정민이가 방황가운데서 빨리 제자리로 돌아온 것이

엄마의 눈물 덕이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만...)

 

큰 아이가 눈물을 흘리는데 맘이 흐믓하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고...

 갑자기 형민이가 너무 대견하고 형제의 두터운 우애에 가슴이 벅찼습니다.

 

늘 형을 우상삼아 바라보는 작은 애가 형의 좋은 점을 본받길 바래봅니다.

 

 

아빠 무릎에 앉은 있는 아이가 형민입니다. 엊그제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