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글

앓고 나면

malmiama 2006. 6. 6. 10:49

아프지도 않은데 맞는 주사가 있습니다. 오히려,
아프면 맞을 수 없고 건강한 상태이어야 맞을 수 있는 주사이기도 합니다.
이름하여 '예방주사'로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함인데 '백신'입니다.

'백신'은 해당 전염병의 병원균으로 만든 세균성 제제로 목적은 '면역'입니다.
약해빠진 병원균이 몸에 들어오면 쉽게 물리칠 수가 있습니다. 그...
약해빠지거나 죽어있는 그 병원균이 바로 '백신'인 것입니다.
백신을 이김으로써 진짜 병원균을 이길 수 있는 힘 즉, 항체가 생기는 게지요.

병원균 종류에 따라서는 백신을 맞았다고 평생 항체가 유지되진 않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B형 간염입니다.
A형은 비교적 가벼운 간염이고 C형은 대책이 아직까지 없는 간염이지만,
B형 간염은 백신으로 항체를 생성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세 번에 걸쳐서 맞아야 하고 또 5년에 한 번씩 맞아야만 합니다.

B형 간염에 있어서 가장 좋은 항체는 직접 앓아서 생긴 '항체'입니다.
평생 걸리지 않습니다. 생으로 앓고 나서 생긴 최고의 '항체'인 것입니다.
(그렇다고 일부러 B형 간염백신을 맞지 않고 병에 걸릴 생각은 마시길..)

천연두와 같은 병균은 이제 지구상에 없습니다. 초지일관 변화 없이 지내다
살 곳이 없어져서 '멸절' 되었다고 하는군요. 멍청한 균... 고마운 균.
천연두와는 반대로 변화무쌍해서 백신 만들기가 쉽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에이즈'이지요.

'백신'은 있지만 매년 짐작해서 만든 것으로 효과가 별로인 것도 있습니다.
바로 '유행성 독감'인데, 어떤 병균이 유행할 것이다...라는 예측만으로
해당되는 균으로 만든 예방주사이므로 확실하지도 않고, 매년 맞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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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감기'는 앓고 나면 '3개월'쯤 면역이 생긴다더군요.
건강하면 걸리지 않고, 걸렸다하면 뚜렷하고 확실한 약도 없고, 걸렸다가
나아도 3개월 정도밖에 면역이 안되고...... 이번에,
아내의 '생으로 앓기'보통의 '감기'에 비유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이들로 인한 고민과 실망과 분노는 보통의 '감기' 아니겠습니까?
적당히 쉬고, 시간이 지나면 낫고... 또 걸릴 수 있는 '감기' 말입니다.

평소 건강하면 걸리지 않는 '감기'이기에 시사하는 바도 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