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크리스천

[스크랩] 21g

malmiama 2005. 10. 4. 07:52

9월 30일 오후
큰아주버님께서 간 이식 수술을 받으신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5년 전 간 암 발병 이후 큰 아주버님은 입원과  퇴원을 되풀이 해 오셨습니다.
병원에서는 최종적으로 간을 이식 받는 방법을 권했습니다.
아주버님의 혈액형은 A형인데
집안 식구들 중 혈액형만으로 간을 이식 할 수 있는 사람은 딱 두 명
O형인 세째 아주버님은 간이 좋지 않은 상태였고, O형인 우리 아들은 너무 어려서
결국 가족 가운데 간을 이식해 줄 사람은 없었습니다.
추석 식구들이 모였을때
 아주버님은 간을 이식 받기 위해 중국에 가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씀하셔서
집안 분위기가 가라 앉았었는데..........
9월 30일 간을 이식 하기에 적당한 뇌사자가 나타나 급히 이식 수술을 받으시게 되었다는 겁니다.

남편과 함께 신촌 세브란스 병원으로 갔더니 아주버님은 이미 수술실로 들어 가셨더군요.
전광 알림판에는 수술 준비중이라는 글이 한 시간 이상 떠 있었습니다.
마취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나~궁금해서 그 병원 인턴으로 있는 둘째 조카에게  물었더니
뇌사자의 장기를 적출 중이라고 하더군요.
새벽 3시경
수술실 밖에서 대기중이던 가족들은 아주버님의 간을 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하얀 암세포가 자리 잡은 간은 단단했고 부어 있는 상태였다고 합니다.
아주버님은 12시간의 수술후 중환자 실에서 의식이 돌아 왔지만
간을 이식 받은 이틀 동안은 간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 상황이라
아무도 만날 수 없고 유리창 너머로 바라 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후 석달 정도 병원에서 간이 잘 자리 잡는지 지켜 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영화 21g이 생각 났습니다.
심장이 좋지 않아 죽음을 기다리던 남자가 기증자가 나타나
심장 이식을 받은 후 자기에게 심장을 준 사람에 대한 정보를 알아 냅니다.
행복한 가정의 가장이었던 남자가 뺑소니 사고로 두 딸과 함께 목숨을 잃게 되었고
가족을 잃은 부인이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는 죄스럽고 고마운 미묘한 감정에 이끌려 부인 곁을 서성거리며 우연을 가장한 도움을
주면서 사랑에  빠집니다.

 

한 편 교통사고를 낸  뺑소니 운전자는 여러번 감방을 들락거렸던 전과자였지만
예수님을 영접한 이후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 가고 있었습니다.
자신과 같은 처지의 전과자들에게 예수님을 전하며
가족들과 함께 매주 예배를 드리며 경건한 생활을 하려고 무진 애를 쓰고 있었습니다.
 청소년 전과자가 예수가 당신에게 해 준게 뭐냐고 묻자
그는 자신의 트럭을 보여 줍니다.
자신의 능력으로는 결코 살 수 없는 트럭을 갖게 된 그의 믿음은 굳건해 보였습니다.
 가족들과 친구들이 모여 생일 파티를 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집으로 가던 중  교통사고를 내고 달아나 버리고 말았습니다.

 


믿음 생활을 시작한 이후 다시는 죄를 범하지 않으려 무진 노력을 했음에도
다시 감옥으로 가야할 운명에 처한 남자는 신을 원망하기 시작 합니다.
트럭을 준 신께서 그 트럭으로  다시 큰 죄를 짓게 만들었다고~~~~~~
 감옥에 들어간 그는 차라리 죽어버리자며 자살을 시도 하지만 그것도 실패 합니다.
그냥 죽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 하나님을 원망하며 문신으로 새겼던 십자가를
도려 내려 합니다.

 


하루 아침에 사랑 하는 세 명의 식구의 목숨을 빼앗고도
살아 남은 운전자가 감옥에서 나오자 그녀는 분노로 인해 그를 죽이려 합니다.
그녀의 남편의 죽음으로 심장을 이식 받아 생명을 연장 받았던 남자는
심장이식의 부작용으로 자신이 곧 죽음을 맞게 되리라는 것을 직감하자
그녀의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 운전자를 죽이려 합니다.
하지만  남자를 대하는 순간 죽이려는 마음은 사라져 버립니다.
자신의 운명을 비관하며 죽음을 간절히 바라며 괴로워하는
사람을 차마 죽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병으로 인해 죽어가는 사람
절망으로 인해 죽어 가는  사람
죄책감으로 인해 죽어 가는 사람
이리 저리 얽힌 불쌍한 사람들~~~~~~

세상 사람들 대부분은 그런 상태로 죽음을 맞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결국 남의 심장을 이식 받아서라도 살고자 했던 남자는 제일 먼저 죽음을 맞고
실수로 세 사람의 목숨을 잃게 만든 후 죽고자 했던 남자와
이 모든 과정을 지켜 보면서 살아야 하는 여자
그런 것이 삶이라 생각하면 인생이 너무 무거운 짐처럼 느껴집니다.

 


우리 아주버님께 간을 준 뇌사자에게도 사연이 있겠죠.
그는 간 뿐만 아니라 다른 장기도 기증하고 세상을 떠나 갔다고 하더군요.
남편과 저는 그 한 사람으로 인해 목숨을 이어 갈 다른 생명들을 생각하며
우리도 죽을때 장기를  기증하자는 이야기 했습니다.

영화의 제목인  '21g'은 영혼의 무게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초콜릿바 1개,
벌새 1마리,
동전 한 개의 무게인 21g이 영혼의 무게라면 우리 영혼은 정말 가볍죠?
그토록 가벼운 영혼이 깃들지 않는 육체는 더 이상 인간으로 살아 갈 수 없고
그의  삶은 끝을 맺는다고 생각하자
21g의 무게가 수천 톤 보다 더 무겁게 다가 왔습니다.
먼저 삶을 마감한 안타깝고 슬픈 사람들을 생각해서라도
하루 하루를 가볍게 보내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을은 영혼이 살찌는 계절이라고 하던데

다이어트 다이어트 난리를 치지만 ........

우리의 영혼만은 다이어트 하지 말고 21g 이상으로 늘어 나기를 기대해 봅니다.

 

혹 우리 아주버님 영혼은 두 배로 늘어난것은 아닐까........^^

이 가을

영혼과 육체와 정신 모두 건강하게 잘 돌보시기 바랍니다.

 

 
가져온 곳: [좋은 서비스]  글쓴이: shlee 바로 가기
 
좋은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