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lmiama 2010. 10. 8. 09:45

안녕하세요~달팽입니다.^^

 

큰 아이는 체중 미달로, 작은 아이는 체중 과다로 신검 2급을 받은지

몇년 만에 우리 집에도 군인이 생겼습니다. 빨리 군대 안보내느냐는

이야기를 하도 들어서인지 아들을 보내는 마음이 그렇게 힘들지는

않더군요.

2년 전, 작은 아이가 입시 치르는 날 아침에 고기를 구워 먹였습니다.
솔직히 저는 얼마나 긴장이 되었던지 고기조각 하나를 입에 넣었다가

목에 걸려 하루를 고생했었습니다만 이 녀석은 태연하게 한 접시를

열심히 먹고 양복에 목도리를 두르고 나갔었습니다.


그런데,
1주일 전 입대하는 날 아침의 아들은 좋아하던 고기를 상에 남겨 놓고

일어나면서 '먹으려니 별로 당기지 않아요!'..라고 말하더군요.

그동안 너무 평안해 보여 군대 가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느냐고 물으면
그냥 쿨~~ 한 척 하는거라고 웃어 넘기던 녀석이었는데 말입니다.

 

트레이닝 바지에 후드티, 편한 복장에 마치 목욕탕 가듯 작은 쇼핑백에

준비물을 챙겨들고 찾아 온 친구와 함께 1-1버스를 타고 의정부로

향했습니다.  오빠 입대하는 곳에 꼭 같이 가서 전송하겠다는 유민이와

저도 306 보충대에 가게 되었습니다.

무지 많은...머리 깎은 청년들과 그 보다 더 많은 사람들 사이에 서서

애국가도 부르고 간단하게 진행하는 식을 따라하며...

아들을 보면서 마음이 울컥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요.^^

그 곳에서 씩씩하게 버텨야 형민이도 씩씩하게 들어갈 것 같아 웃으며

안아주고 들여보냈습니다. 이 녀석은 참 재미있습니다.

같이 온 친구와 함께 동영상을 찍으며 말을 남기고 있더군요. 그리곤 정말

씩씩하게...안으로 들어오라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들어가 버렸습니다.

나오면서 사람들을 보니 떨어지기 힘들어 아직도 아들을, 친구를 껴안고

눈이 붉어 있는 사람들이 참 많았습니다.  해산하는 사람들을 뚫고 허둥지둥

늦게 들어가는 청년도 있었구요.

유민이는 오빠가 들어가는 순간을 놓쳤다고 아쉬워했습니다. 눈물이 나기에

엄마 뒤에 숨어 있었다네요.ㅠㅠ
버스에서 우리 둘은 별 말이 없었습니다. 집에 와서도...그러다,
유민이가 오빠가 지내던 방 문을 열더니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그칠줄

모르고...... 나중엔, 꺼이 꺼이 우는 유민이 곁에서 저도 참았던 마음을 놓고

함께 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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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우편 편지지로 2번의 편지가 왔습니다.
30년 전쯤 남편과 열심히 주고 받던 군사 우편 편지지가 많이 바뀌었더군요.

30년이 지난 이제,

어제 저는 아들에게 편지지가 아닌 그곳 훈련소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카페에

편지를 올려 놓으면서, 아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편지 받기를 바래보았습니다.
그 아이에게 그 것은 낙이 될테니 말입니다.^^

혹시 울 아이를 격려 해주실 분은 편지 보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우편번호 445-839]

경기도 화성시 매송면 원평리 사서함 14-20호 51사단
신병교육대대 3중대 2소대 1생활관 83번 훈련병 이형민

다음 카페 '전승용사'(http://cafe.daum.net/JShero)서도 가능합니다.^^

출력해서 전달해 줍니다.

 

* 2010.10.07.현재 모습. '전승용사'에서 가져 왔음/ 주연급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