ㅋㅋㅋ 유민이
우중충한 주말...아침에 퍼붓던 비가 멈추었나 싶었더니 지금 또 오고 있네요.
이런 날씨와 같은 기분일 땐, 유민이를 회상하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2002년 6월 4일생인 유민이가 언제부터 웃기기 시작했을까...
유민어록을 주욱 살펴보면서 ㅋㅋㅋ 연발입니다.
[3살]..이 때만해도 그다지 웃기지 않았는데 말이지요.
[4살]
유민이가 다가와 발을 내밀었습니다.
"엄마~ 냄새 맡아봐!"
"얘! 치워! 냄새 나는 발 냄새를 내가 왜 맡니?"
"아잉~ 맡아봐...응..?"
"그러지 말고 네가 맡아봐..자..자~"
엄마가 발을 내밀어 유민이 코 앞에 갖다 댔습니다.
...킁킁... "아이~냄새~!"...................."내가 엄마 닮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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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이 애기 때 아빠가 안고서 목욕 시켜줬는데 세 번이나 네가 아빠 허리춤에 오줌 쌌단다."
곧바로,눈을 동그랗게 뜨고 유민이가 대꾸했습니다.
"애기 땐 원래 그럴 수 있어요.아빠~!"
3년 5개 월차 유민이는 요즘 머리 감길 때 오줌 싸지 않습니다.
방귀는 가끔 뀝니다. 뿌웅~!
아빠에게 무례한 행동을 한 유민이가 엄마에게 단단히 꾸중을 들었습니다.
"소중한 아빠에게 그러면 못써~!"
눈물을 뚝뚝 흘리던 유민이가 "죄송해요.."하며 말을 이었습니다.
"엄마가 사랑하는 남편인데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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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난 잠이 안와. 엄마가 책 몇 권만 읽어주고 자면 안될까?"
"그건 곤란해. 지금 너무 늦은 시간이고 엄마는 많이 졸리거든."
"그럼 한 권만 읽어주면 안돼요?"
"오늘은 그냥 자자. 지금은 잠이 안오는 것 같아도 같이 누워있으면 곧 잠이 든단다."
유민이는 답답하다는 듯 인상을 구기며 말을 합니다.
"아이차암~~ 내맘을 내가 알지~!!..
이렇게 안 졸릴 땐 엄마가 잠든 후 한참동안 그냥 누워있단말야!!!"
에궁... 그럴 수 있겠구나... 싶더군요.(그래도 그렇지...건방지게 인상쓰긴..)
[5살]
아빠와 침대에서 신나게 게임하던 유민이가 이번엔 졌습니다.
"아빠가 소원을 말해보세요"
"음... 유민이가 아빠에게 뽀뽀해주기~"
"에이... 그건 내 소원이잖아요."
"우하하.... 히~~~~" (남편의 입으로 벌레 들어가는 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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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오빠가 나중에 아빠가 될텐데, 그럼 내가 오빠를 뭐라고 부르지?"
"^^"
고민...고민...
"그냥 나도 아빠라고 불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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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이는 집에 돌아오면 곧장 숙제를 먼저 하는데
책을 같이 읽고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 되면 그렇게 졸리더란말이지요.
그렇게 이틀 쯤 유민이 앞에서 졸았지 싶습니다.
"엄마!" (목소리에 힘이 있습니다. 무슨 불만이라도?)
"응?"
"나 오기 전에 뭐해?"
"음...그러니까~운동도 하고 책도 바꾸고 심부름도 하고..."
(당찬 질문에 머뭇거리다 그냥~~) "엄만 일을 많이 하지 뭐"
유민이가 미간을 찌푸리며 안타깝다는듯 말합니다.
"앞으론 내가 유치원에 다녀오고 난 후에 운동 하라구~" "나 온 후에 졸지 좀 말구!"
[6살]
어린이의 즐거움과 고민에 대한 인터뷰를 부탁 받았습니다.
요즘 어린이들이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고민하는지 알아보는 거였습니다.
유민이의 즐거울 때(행복) 10가지와 괴로울 때(고민) 10가지. 유민이를 인터뷰했습니다.
(괴로울 때 10가지는 채우지 못했습니다. 고민이 적다는 건 좋은 일^^)
즐거울 때(행복)
1. 엄마랑 같이 도서관 갈 때
2. 유치원 갈 때
3. 엄마 품에 안겼을 때
4. 아빠가 이야기 들려 주실 때,
5. 아빠가 씻겨 주실 때
6. 엄마가 머리 감겨주실 때
7. 새 옷 입을 때,
8. 엄마 배 만지고 잘 때
9. 엄마 잠옷 냄새 맡을 때
10.윗집 언니랑 같이 놀 때.
괴로울 때(고민)
1. 엄마가 소리지를 때
2. 친구가 약속 했는데 안 지켰을 때
3. 유치원 친구들이랑 싸웠을 때
4. 태한이가 나랑 결혼 안하고 선생님과 한다고 했을 때
5. 손톱을 모르고 물어뜯었을 때,
6. 치마 입고 싶은데 바지 입으라고 할 때
찜통 더위로 하루에도 몇 번씩 샤워를 합니다.
유민이는 밖에서 노는 시간보다 샤워하고 물놀이 하는 시간이 많다고 느낄 정도입니다.
함께 샤워를 마치고 옷을 입고 있는데...
버금 부끄럼 가리개를 내 가슴에 입히는 걸 본 유민이가 묻습니다.
"엄마~ 왜 여자들은 이런 옷을 입어요?"
"음... 여자라고 해도 ㅇㅇ언니 정도로 성장해야 진정한 여자가 되는 건데 말야.."
어쩌구... 저쩌구...
"...그래서, 가슴도 커지고 허리는 잘록해지고 엉덩이가 커져서 말이지.."
"S자 알지?... 그런 S라인의 아름다운 몸이 되는거란다."
"그런 몸을 보호하기 위해 입는단다. 잘 가려주지 않으면 부끄럽겠지?"
"아~~ 그렇구나!" ....곧이어 유민이 왈,
"..그런데 엄마는 왜 S라인이 아니야?"
"ㅠㅠㅠㅠ........... 엄마는 너희를 낳았잖아!!!!"
.
'우씨~나도 안다구우~! 같이 목욕 안할까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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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 저녁, 가정예배 때 마무리로 큰 아이 정민이가 대표기도를 할 때
둘째아이 형민이를 위해 기도를 하며 식구들을 모두 울린 적이 있습니다.
"부모님이 형민이를 이해할 수 있게 해주세요. 이제 고3인 형민이는 저처럼
1년 더 고생하지 않게 자신을 잘 관리할 수 있게 해주세요" 라고 울먹이며
기도를 했기때문입니다.
예배가 끝난 후, 저는 '또 형민이의 맘을 몰라줬나보다...'라는 생각에 맘이 아파
식탁에 기대어 우울하게 앉아 있었는데...유민이가 다가 왔습니다.
"엄마... 우리 대화좀 할까?"
"................"
"엄마는 왜 이렇게 근심함이 많아? 엄마가 우울해 하니까 나도 맘이 슬퍼져."
심각한 상황에서 웃음이 나오려 했습니다.
6살 짜리가 대화는 뭣이며 근심함은 또 뭔지......좌우간 곧 나는,
유민이의 요구대로 얼굴을 펴고 근심함을 떨쳐버렸습니다.^^
가끔 남편과 혹은 큰 아이들과 유민이가 함께 있다가 생긴 가슴 간지럽게 웃긴
유민이의 활약상을 이야기 할 때가 있는데 울가족의 행복이 되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