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크리스천
물리치료실에서...
malmiama
2002. 3. 24. 21:52
오늘 정오 조금 지나서 물리치료를 받았습니다.
한 곳에서 두명이 받을 수 있는데 열 곳이니까 동시에 20명까지 치료가 가능합니다.
방과 방사이에는 칸막이가 되어있고 위가 뚫려있어서 정숙을 많이 강조합니다.
토요일이고 점심 때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많지않아 곧 치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옆자리에 아무도 없이 혼자서 치료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찜질 20분... 초음파+ 젤맛사지 10분... 재활운동 5분... 전기치료 15분.
찜질 중에 옆 방에서 아줌마 둘의 대화와 간헐적인 외침이 들렸습니다.
"아가씨...아니, 간호사..!! 일루좀 와봐!" 목소리가 매우 컸고,
다른 환자들은 안중에도 없는 듯 수시로 떠들어댔습니다.
목소리만으로는 한 분은 40대초반, 다른 한 분은 50대초반이었는데,
대화수준으로 봐선 비슷한 또래이면서 친한 것 같았습니다.
본의 아니게 들은바로는 두 분 다 교통사고 피해자였는데,
보상금과 관련해서 <치밀한>정보와 전략을 공유하는 것이었습니다.
......<치밀한>보다는 <치사한>이란 표현이 맞겠습니다.
3주 진단이면 얼마고... 병원에 오래 있을수록 금액이 많아지고,
보험회사 속성이란 게 강하게 나가면 약하고, 약한 모습보이면 강하고...
누구는 혼자서 합의 볼 땐 얼마였는데, 누굴 대동하니까 세배로 뛰더라...
당신 몇주 진단이니까 최소 얼마는 받을 수 있다...는 등......
이 번 기회에 한 몫 보려는듯한 대화를 들으며 낯이 뜨거울 지경이었습니다.
그런데 대화 중에
"이번에 사고 당한거 교회 열심히 안다녀서 그런거 같다.".. 이에 맞서 다른 한 분은
"그래도 내가 요 정도만 다친 건 교회에서 열심히 봉사해서 그런거다..."
헉~! 교인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그치는 게 아니라 더 나아가,
"안그래도 무릎이 시원찮았는데 하나님이 이번기회에 공짜로 치료하라고 기회 주신거다.."
"하하 난, 3주 진단이었는데... 정신이 좀 이상한 거 같아 5개월째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정직>은 안중에도 없는 듯 했습니다.
...............................
더 듣고싶지도 않았는데 마침 제 전기치료가 시작되었습니다.
우웅~! 소리덕에 다행히(?) 더 이상 들리지 않았습니다.
하나님... 저래도 되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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