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와 감기
지난 주말엔 저녁 8시가 넘자마자 곧바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누적된 피로 때문이기도 했지만 주일 아침 온전한 컨디션을 확보하기 위해서였지요.
어려운 찬양을 무난히 소화하기 위해서는 목 상태가 좋아야 하므로... 잠은 필수조건!
그런데 잘 수 있는 시간이라는 게 아무리 피곤해도 정해져 있나 봅니다.
새벽 4시에 깨어나서는 빈둥빈둥대다... 매뉴얼 찾아 휴대폰 상태 점검도 하고,
PC를 켤까 하다가 곤히 자는 애들 방해하기 싫어서 <이기적인 돼지...> 책 좀 읽고...
그러다 보니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열도 좀 있기에 다시 잠자리에 들었는데 깨어나 보니 아침 8시가 조금 넘었습니다.
충분히 수면을 취했음에도 기분이 영 아니었고 몸이 무거웠습니다.
찬양하는 시간 외에는 계속 재채기와 콧물 때문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습니다.
피로가 누적되다 보니 한 동안 아니, 수년동안 잠잠했던 비염 알레르기가 다시
재발한 것 같았습니다. 틀림없이 알레르기였습니다. ............... "에취, 에이취..."
그러다가...집에 돌아와서 문득,
재미없는 축구중계를 보다가 알레르기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습니다.
'재채기...콧물...게다가 코도 막히고...열도 조금??'
...........................아, 콘택 600 !
알레르기가 아니라 감기 초기 증상이라는 확신이 불현듯 샘 솟았습니다.
감기는 바이러스에 의한 거고 약도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증세를 빨리 완화시켜 줄
약이 필요할 때가 있지요. 누구보다 아내가 먼저 나서서 약을 사오겠다고 했습니다.
내 감기이므로^^ 함께 나가서 쌍화탕과 콘택 600을 사와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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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잠깐!!!
-->콘택 600은 미립자인 알갱이가 절대 600 개가 아닙니다.
30년쯤 전에 둘째 외삼촌하고 신문지에 펼쳐 놓고 세어 본적이 있습니다.
졸음을 겨우 겨우 참아 가면서 가족예배를 드리고, 개그 콘서트를 본 다음...
칼럼 한 편을 올리고 곧바로 잠자기 시작했습니다. (아프다면서 할 건 다했지요.^^)
아침에 눈을 뜨자 콧물...재채기...열...모두 없어졌더군요.
역시 알레르기가 아니라 감기 초기 증상이었음이 더욱 확실해졌습니다.
안 그래도 이번 주간엔 할 일이 많은데... 회사 일 뿐만 아니라 저녁시간에도.
월요일 저녁엔 구역 성경공부 종강기념 모임...화요일 저녁엔 친한 벗들과의 모임...
수요일 저녁엔 남성 찬양대 참석에 메시아 막바지 연습.. 목요일 저녁엔 멀리 멀리 출장.
알레르기는 분명 치료되었음을 믿고 있었습니다. 근본적으로 말입니다.
그런데, 확실히 믿었으면서도 이번의 감기 증세를 알레르기로 오해했던 것입니다.
감기와 알레르기는 차이가 많아도 무척 많고 극과 극이지요.
감기는 나을 확률이 높은 대신 전염성이 있는 거고...(단기적인 괴로움.. 남에게도)
알레르기는 전염성은 없지만 지속적으로 괴로운 거고...(장기적인 괴로움...나만의)
오해...는 스스로 판단했을 때... 그것도 잘 못 판단했을 때 '힘듦'으로 나타납니다.
사서 고생을 한다...라고 했을 때 이와 같은 오해가 한 몫을 단단히 하기도 하지요.
알레르기든 감기든... 신체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콘택 600이 아직까지 판매되게 해주시고, 생각나게 해 주신 것도 감사하고요.
아! 주일 밤 여덟시가 넘은 시간에도 문 닫지 않은 약국...있게 해주신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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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2.10.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