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님, 짱모님
1983년 가을에 우화집 '사부님, 싸부님'을 재밌게 봤습니다.
'읽었다'가 아니라 '봤다'라고 한 까닭은 글보다 그림에 더 관심이 갔기 때문입니다.
작가가 그림을 그려서 글과 묶어 책을 낸다는 게 당시엔 파격적이었습니다.
'사부님, 싸부님'은 소설가이자 시인인 이외수씨가 긴장감 없이 여유 있게 피식거리며
볼 수 있게 만든 일종의 어른용 만화책입니다. 눈도 피로하지 않고 재밌습니다.
어느 두메산골의 작은 웅덩이에서 돌연변이로 태어나 항상 외롭고 서러운 올챙이...
더 이상 발육을 멈추어버린 하얀 올챙이가 주인공입니다.
서투른 만화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고인돌'을 생각나게 하는 그림입니다.
내게... 언젠가는 그와 같은 책을 내야겠다는 소망을 품게 한 책이었습니다.
적어도 일러스트는 이외수씨 못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 때는 복학을 앞둔 제가 대학 4학년 여학생과 본격적으로 연애 할 때였습니다.
그녀와 '우연 같은 필연'을 겪으며... 졸업한 다음해 설날에 결혼 승낙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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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님은 국문학 전공답게 글도 잘 쓰시고 말도 참 잘하십니다.
현재 섬기는 교회 권사이신 장모님은 교회 꽃꽂이와 찬양대를 30년 가까이 하고 계십니다.
곧 칠순이심에도 배움에 대한 의지가 많으십니다.
메국에 있는 아들과 인터넷으로 메일을 주고받고 외국어 공부에도 남다르십니다.
장모님은 재밌습니다. 웃기는 얘기 ... 참 많으신 분입니다.
요즘 상식에도 뒤지지 않으시기에 젊은이들 안에 참여(초대) 가능한 분입니다.
한편, 경우와 예의..하면 또 장모님입니다.
경우 없는 것과 예의 없는 것... 길 가다가도 전철 안에서도 용납하지 않는 분이지요.
한 때 뇌졸중으로 쓰러져 큰일 날 뻔한 적도 있었지만 신속한 조치로 완치되셨고,
심장수술에 이어 재작년 메국에서 급성맹장염으로 수술 받으신 장인어른과
두 분이 안산에서 분재를 가꾸며 행복하게 사십니다. (요즘도 바쁘시지만...)
무엇보다 장모님은 자녀들을 잘 양육하셨습니다.
딸과 아들 둘을 주안에서 바르게 키웠지요. 그리고 건강하게 키웠습니다.
아내에게 들은 바로는 바쁜 와중에도 간식을 손수 만들어 주셨고, 늘 잡곡밥을
먹였답니다. (건강한 아내와 살고 있습니다.)
음식을 참 잘 만드십니다.
매운탕, 전골, 각종 무침과 튀김에 갖가지 밑반찬 등 전통 음식뿐만 아니라
샐러드와 퓨전...이라 불리우는 음식에까지 분명 아마추어 수준이 아닙니다.
장모님 솜씨에 아내를 얼마나 믿었는지 모릅니다. 그 엄마에 그 딸이겠거니...!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어머니가 해 준 걸 잘 먹어준 딸...이었답니다. ^^
(세월이 지나면서 장모님 못지 않게 아내도 음식을 잘 만듭니다. 휴...)
장모님은 알뜰함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낭비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멉니다. 최소의 전기와 물을 사용함이 원칙입니다.
찬밥과 음식물 쓰레기... 거의 없습니다.
얼마 전 이마트 행운권 1등 당첨으로 받은 디오스 냉장고에도 여유공간 많습니다.
직업군인이셨던 장인어른은 매우 섬세하고 따뜻하신 분입니다. 수준급 서예에......
장모님은 그런 장인어른과 더불어 행복한 가정, 모범적인 가정을 이루신 것입니다.
하나 뿐인 딸, 하나 뿐인 아들, 하나 뿐인 사위, 외손자 둘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외손녀 하나... 그 연세에 두 분이 건강하시니까 자녀 된 저희들도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위사랑은 장모'라 했지요. 네.. 바로 그렇습니다.
늘 저를 위해 기도하시고, 맛있는 거 먹이길 즐거워하시고, 안아주기도 하십니다. ^^
제 양복과 와이셔츠, 넥타이는 대부분 장모님이 사 주셨습니다.
장모님은 '짱'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정적으로... 사회적으로... '짱!'이십니다.
그래서 제목을 '장모님, 짱모님'이라 했다는 거 아닙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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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 신혼여행 사진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