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는 조커
저는...형제 셋 중 둘째로 태어났습니다.
형님과 다섯 살 차이, 동생과는 여섯 살 차이가 납니다.
각각의 자녀는... 형님이 둘, 동생도 둘... 저만 감히.. 셋입니다.
그러니까 조카가 넷이란 얘긴데, 형님 쪽의 두 녀석 중
큰조카는 작년에 군제대해서 올해 대학에 복학했고, 작은조카는
현재 군에 있는데 내년 봄에 제대해서 역시 대학에 복학 할 예정입니다.
큰조카는 대학 낙방 후 우리 집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공부한 적이 있습니다.
사람 좀 만들어 달라고 형님이 제게 부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볼 때는 멀쩡하고 똑똑한 녀석이었지요.. 만, 흔쾌히 받아들였습니다.
당시엔 방이 두개인 25평 아파트에 살 때였는데 우리 아이들 두 녀석을
거실에서 자게 하고, 큰조카에게 맘잡고 공부하라고 그 방을 내주었습니다.
몇 개월 머물면서 자연스럽게 우리 집 분위기를 파악했겠지요.
비교적 조용하고... 가족간에 밝고, 가정예배 드리고, 기도하는 가정......
이따금 녀석은 자신의 답답함을 내게 얘기하기도 했는데,
잔소리와 함께 인생상담도 해주고, 다독이면서 복음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자신의 아빠 말은 흘려도 작은 아빠 말은 귀담아 듣는 듯 했습니다.
대학에 들어가고... 군입대 해서 휴가 나왔을 때 회사로 찾아온 녀석과
점심 식사를 하면서... 심각하게(?) 복음을 전한 적도 있었습니다.
자주는 아니었지만 개인적으로 만나서 대화를 할 때마다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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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녀석이 면회를 왔었습니다.
오랜만에 긴 대화를 하고... 헤어질 때 부탁을 했습니다.
"엄마 아빠 모시고... 아니면 너 혼자라도 이 번 주일 오후에 교회에 오너라!"
(그 날 오후 세시에... 부담 적은... 'ooo집사 전도집회'가 있었거든요.)
신림동에서 구리시까지 꽤 먼 거리였음에도 녀석은 온다고 약속했습니다.
무신론자인 아빠와 불교도인 엄마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녀석은 오겠거니 했지요.
그런데...
그 날 입원 중임에도 불구하고 외출해서 교회에 갔는데......
기다려도... 기다려도... 녀석은 오지 않았습니다.
녀석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했는데 받지 않더군요. 화가 났습니다.
약속을 어긴 것도 그렇지만 연락조차 없으니 그렇지 않겠습니까?
다음 날 아침 변함없이 녀석을 하나님께 올려 기도하던 중에 화가 풀렸습니다.
'그래... 무슨 사정이 있겠지... 적어도 막상 시간이 되니까 오기 싫었을 수도....'
'미안하니까 차마 전화도 못하고... (받지 않은 건 고장났기 때문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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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네와 동생네 모두 그리스도 안에서 한 가족 되기를 매일 기도하고 있습니다.
제가... 그들에게 그리스도의 향기를 전하고 복음을 전하는 도구가 되길 간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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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과 동생 .... 그들의 자녀 넷은 모두 제 사랑스러운 조카들입니다.
이들 조카들과 만나고... 대화도 자주하고 그리해야겠습니다.
압니까? ... 조카들이 그 가정 복음화에 있어서 조커(JOKER)가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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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커(JOKER) : 트럼프(카드)에서 으뜸패 또는, 다른 패 대신으로 쓸 수 있는 패